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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또는 브레인스톰

무거워

한동안 포스팅이 뜸했습니다.
앞으로 한동안 또 뜸할 것 같아요.
지금 제 어깨를 짓누르는 짐들 좀 내려놓고 한 숨 돌리고 나야 여유가 생길 듯 하네요.

모순이란 세상의 균형을 이루는 힘의 구성원이자 인생의 활력을 주는 조미료라고 믿었는데,
제 속에 숨어있던 수 많은 모순 덩어리들이 하니씩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그 기괴하고 흉칙한 모습에 욕지기가 나올 지경입니다.
덕분에 저 특유의 개념 없고 대책 없는 나르시시즘은 어디론가 숨어버렸군요.
친한 선배가 "너 사춘기냐?"고 물어봅니다.

제가 무섭습니다.
여러 사람 할퀴고 상처주는 것 같아서요.
친구들 말로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거라고 하지만, 그래도 상처는 상처지요.
제가 마음이 약한 건 죄책감때문인 것 같아요.
상처를 받는 것보다 주는 게 더 겁이 납니다.
철이 들면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지 않고 살 수는 없다는 걸 조금씩 깨달았지만,
그래도 저 때문에 다른 사람이 상처받는 건, 제가 아픈 것보다 더 아파요.

아빠가 그랬어요.
겁내고 걱정하지 말라고.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무언가를 얻든 잃든, 어떻게든 끝은 있으니까.
어떻게든 해결은 될테니까 겁내지 말라고 그랬어요.
지금, 그 말 한마디만 마음속에 깊이깊이 새겨넣으며 하루를 보냅니다.
하지만 역시 머리가 뜨거워요.

나 그렇게 많은 것 바라지 않은 것 같은데,
사소한 내 바람조차 채워지지 않네요.
부품이 불량품인가봐요, 자꾸 삐걱거려요.
처방받은 진통제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줄 몰랐어요.
내가 거기에 알러지가 있는건지, 아니면 약의 문제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끊어야겠네요.
조금 아픈 것 가지고 부산떨며 먹었던 진통제였는데....
앞으로는 아무리 아파도 이를 악 물고 내 힘으로 견뎌내야겠어요.

아직도 어떤 말이 진실이고 어떤 말이 거짓인지 잘 분간이 안가요.
50%의 확률이라 마음놓고 찍었더니, 이거 성적이 형편 없네요.
좀 더 신중하고 꼼꼼하게 지문을 읽어보아야 할 필요성을 요즘 절실히 느낍니다.
틀린 문제를 다음에 또 틀리는 건 '실수'가 아니라 '바보'라죠.

이래저래 복잡한 일들 뿐이네요.
뭐, 따지고보면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들이지만, 그놈의 시간이랑 별로 안친해서요.
하지만 조만간 예전의 밝고 산만한 모습 되찾을거에요.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반드시 그럴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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