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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또는 브레인스톰

Solitude in the Dream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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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 새벽. 자다 깼다.



달도 없는 밤.
저절로 켜진 TV가
준비도 안 된 나에게 웃음을 쏟아낸다.
유머로 위장한
고독이라는 적군의 무차별 공격.
뜨거운 방바닥에
더 뜨거운 나의 숨을 토해내며
눈을 감는다,
그리고
떠난다.
육체라는 전우를 방치하고는
일단 퇴각.

그 곳에 있다,
나의 진지가.
육신은 너무 무거워 오를 수 없는 곳.
추억이라고 명명한 카메라가 찍어댄
사진들로 온통 도배가 된 벽.
테이블 위에는
커다랗게 펼쳐진,
끊임없이 위치가 바뀌는 지도.
주인을 기다리는,
푹신한 가죽으로 덧대어진,
왕좌라고 부르는 내 옆 자리의 소파.
캐비넷 안에 비상식량,
핫초코.
꿈을 먹고 사는 그림 새
피닉스.
방향제는 언제나 Davidoff Cool Water Woman.
서큐버스의 침입에 대비한
나르시시즘이라는 철벽과,
애완동물, 맥.
하루에 8시간씩 시간을 보내는
나의 진지다.

소파 속 깊이 몸을 뉘이고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핫초코를 한 모금 들이키려는 찰나,
예상치 못한 공격에 육신이 보내는 SOS.

토하듯
눈을 뜬다.
밖은 아직 달도 없는 밤.
나의 육신은 가지 말라고 나를 붙든다.
고독의 친구는
더위와 통증.
희뿌옇게 물드는
창가를 바라보며
지치고 겁에 질린 육신을
다독인다.
무섭지 않아,
외롭지 않아,
너는 용감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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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상하게 방바닥에서 자는 게 좋아요~>_<
그래서 어제도 푹신한 더블베드 놔두고 쌩 방바닥에서 잤더니,
덥고 허리가 아파서 6시가 채 안되어서 깨었다는;;;
뭐...
좀 놀다가 다시 침대로 돌아가 자기는 했지만,
이거, 좋은 버릇인지~나쁜 버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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