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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Books & Movies]

[영화] 슈퍼 에이트 vs 트랜스포머 3


다 지나간 영화에 가리늦게 뭔 리뷰냐.

사실 이 리뷰의 아이디어는 <슈퍼 에이트>와 <트랜스포머>를 1주일 간격으로 본 후 떠올랐다.
(원래는 <슈퍼에이트>와 <E.T>를, <트랜스포머>와 <디워>를 비교하려고 했었다.)

두 영화는 아래와 같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거장 감독이 만들었다.
<슈퍼 에이트>는 적어봐야 손만 아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미션 임파서블 3>, <아마겟돈>, <스타트렉: 더 비기닝> 등 굵직한 영화를 맡았던 J. J. 에이브럼스 감독의 합작이다.
트랜스포머의 감독은 마이클 베이다. 이사람의 필모그래피도 굳이 나열할 필요가 없다.

(포스터만으론 전혀 공통점을 찾을 수가 없다.....)

둘째, 외계인을 소재로 삼고 있다.
<슈퍼 에이트>의 소재는 지구에 불시착한 후 미국 정부에 의해 감금되어 있는 외계인이다.
<트랜스포머>의 소재는 전쟁으로 멸망한 후 지구에 망명 온 외계인 로봇이다.
옵티머스 프라임

누구나 알고 있는 그 '옵티머스 프라임'

슈퍼 에이트의 이름없는 외계인

이름도, 출처도, 심지어 어떻게 생겼는지 아무리 검색해도 안 나오는 슈퍼 에이트의 외계인.(사진은 팬의 작품)


동일한 '외계인'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두 영화는 소재를 제외한 나머지에서는 아무런 공통점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즐겁다.

우선 <슈퍼 에이트>부터 살펴보자.

이야기는 매우 평온한 어느 교외 마을에서 시작된다.

 좀비영화 만드는 것이 취미인 동네 친구들.
어느 날 밤, 학교 퀸카를 섭외해 어른들 몰래 근처 기차역에 영화를 찍으러 갔다가, 우연히 기차사고를 목격하게 되면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그 기차는 국가 기밀이었던 외계인과, 외계인의 비행선을 만들 수 있는 큐브를 수송하던 중이었는데,
기차 사고로 인해서 외계인이 탈출하게 된다.
그 날 이후 마을에는 실종사고와 미스테리한 현상들이 끊임 없이 일어나고,
이 사고를 생생하게 찍은 필름을 본 아이들이 마을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는 정도의 내용이다.

이처럼 미스테리한 사건들이 줄줄이 일어나고, 영화 곳곳에 스푸키한 소재를 심어놓았지만,
이 영화의 주제는 '성장'이다.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외계인의 공격을 물리치는 것도 아니고, 외계인이 지구를 무사히 떠나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CIA(FBI였나?)와 마을 경찰의 정의 대결도 아니다.
영화의 초점은 철저하게 아이들에 맞춰져 있다.
사고로 엄마를 잃은 슬픔을 극복해 나가는 조 램과,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에 엇나가는 앨리스,
영화 찍는 것을 좋아해 영화에 목숨 거는 찰스.
이러한 아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역동과, 사건을 겪으면서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를 보여주는 것에 영화는 초점을맞추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E.T>를 떠올리게 한다.
(심지어 외계인 얼굴은 장년의 ET와 클로버필드의 괴물을 섞어놓은 것 같기도 하다)

'클로버필드'의 몬스터.

'슈퍼 에이트'의 외계인.


아버지를 중심으로 한,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장면은 <우주전쟁>과도 매우 흡사하다.
딱 봐도 '스필버그의 영화'라는 느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반면, 외계인이 나타났을 때 카메라를 마구 흔든다든지, 외계인의 현태가 잘 안보이는 것과 같은 연출은 <클로버필드>를 연상케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쫌 지루하다.
어떻게 보면 고리타분해 보이기도 한다.
70년대 미국 배경으로 부모의 사랑이나 사춘기를 운운하는 것은 나와 같은 젊은 세대(그렇다! 나는 젊은 세대다!)에게는 어른들의 잔소리를 듣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감동적이었다.
특히, 주인공인 조 램이 횡포를 부리는 집채만한 외계인에게
"누구에게나 나쁜 일도 생겨. 나쁜 일도 있지만 계속 살아갈 수 있어."
라고 훈계할 땐 가슴이 좀 먹먹해지기도 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연인들이 보기에는 많이 부담스럽다.
친구끼리 보아도 부담스럽다.
나의 어린 시절을 들키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하지만 나의 자식들에게는 꼭 보여주고 싶은 영화이다.
사춘기의 성장통에, 또는 세상을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역경에 대처하는 마음가짐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평점: ★★★☆

이제 <트랜스포머 3>를 살펴보자.

내용은 없다. 디셉티콘이 부활했다.

위엄있는 디셉티콘들.

윗윅키(샤이아 라보프)는 여친을 갈아치웠다.

왜 예쁘고, 몸매 좋고, 직업 빵빵하고, 돈 많고, 집안 좋은 여자가 키 작은 백수를 만나는건지는 프라임의 존재보다 더 SF같다.



다시 한 번 미국지구는 위험에 처하지만,

난관이 있었지만, 윗윅키와 지구방위대는 성공적으로 지구를 지켜낸다.


내용 끝.

사실, 트랜스포머 같은 비주얼 영화에 스토리가 얼마나 중요하겠냐만은, 조금 아쉬운 건 사실이다.
게다가 3D로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간 중간 안경을 벗어보아도 무리 없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보아 3D효과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여 더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주얼은 근래 보았던 어떤 영화도 따라갈 수 없을만 하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절대 무겁지 않다.
그래서 내용을 기대하고 가서 본다면 실망할 것이다.
하지만 스트레스 풀기엔 이보다 더 좋은 영화가 없을 것이다(특히 본인이 남자라면 더더욱더).
 

아름다운 여자도 나오고,

아름다운 여주, 로지 헌팅턴-휘틀리

쌈빡한 자동차도 나오고

메르세데스 벤츠 뭐라고? 하여튼 여주의 몸매만큼 잘빠졌다.



로봇도 나오니까.

다만 진짜 정말 아쉬웠던 건 자꾸 심형래 감독의 <디-워>가 뜨문뜨문 생각 났던 것.

특히 Shockwave가 건물을 부수는 장면은 진짜 '디-워'같음.


평점: ★★★

하지만 정말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이유는 1,2편보다 더 재밌다고 볼 수 없기 때문.

가끔 동일한 소재를 가지고 너무나 다르게 풀어낸 영화를 보면 어떻게 이렇게 다른 생각을 하는지 신기하기까지 하다.

동감.

시월애

시공간을 초월한다는 소재로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겼던 <동감>과 <시월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