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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

Solitude in the Dreamland. 달도 없는 밤. 저절로 켜진 TV가 준비도 안 된 나에게 웃음을 쏟아낸다. 유머로 위장한 고독이라는 적군의 무차별 공격. 뜨거운 방바닥에 더 뜨거운 나의 숨을 토해내며 눈을 감는다, 그리고 떠난다. 육체라는 전우를 방치하고는 일단 퇴각. 그 곳에 있다, 나의 진지가. 육신은 너무 무거워 오를 수 없는 곳. 추억이라고 명명한 카메라가 찍어댄 사진들로 온통 도배가 된 벽. 테이블 위에는 커다랗게 펼쳐진, 끊임없이 위치가 바뀌는 지도. 주인을 기다리는, 푹신한 가죽으로 덧대어진, 왕좌라고 부르는 내 옆 자리의 소파. 캐비넷 안에 비상식량, 핫초코. 꿈을 먹고 사는 그림 새 피닉스. 방향제는 언제나 Davidoff Cool Water Woman. 서큐버스의 침입에 대비한 나르시시즘이라는 철벽과, 애완동물, 맥... 더보기
어김없이 찾아오는 그대 미처 몰랐어요. 그대가 이렇게 가까이 다가온 줄은... 그대는 항상 내 곁을 맴도는데 눈치도 없는 난 알아차리지 못했나봐요. 내가 지치고 힘들 때면 어김없이 그렇게 나를 찾아오는 그대. 다시는 오지 않을 줄 알았어요. 나, 항상 그대를 냉정하게 내쳤으니까. 가끔 그대 소식 궁금했지만, 애써 외면했어요. 그대 또 나를 찾아오면 나 또 힘들테니까... 제발 떠나줘요. 나를 잊어줘요. 그대가 찾다가 찾다가 결국에 찾은 사람도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나, 더이상 아프기 싫으니까. 이제 그만 나를 놓아줘요. 그대에게 미안하지만, 나 그대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냉정하다고 말하지 말아요. 나, 또 이렇게 그대와 이별을 하려고 해요. 안녕. 감기여. ......아아ㅠㅠ 올해는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나.. 더보기
라푼젤의 노래 또 그대의 등이 보여요. 이렇게 우리는 다시 내일을 기약하는 건가요? 내려가는 그대의 무게는 올라올 때보다 더 무거워 이를 악물어요. 이렇게 또 그대는 나를 떠나고 기약도 없는 내일이 올 때까지 나는 내 머릿 속에만 남아 있는 그대의 기억만으로 버티겠죠. 어두컴컴한 밤에 나의 탑이 잠기면 눈물이 나. 초라한 나의 머리칼. 우수수 뜯겨버린 내 머리칼. 그대를 붙잡고 싶어요. 항상 그대를 보고 싶어요. 내가 그대를 찾아가고 싶어요. 나, 그대의 성이 궁금해요. 데려가줘요, 날. 그 곳으로. 꺼내줘요, 날. 이 곳에서. 하지 못한 말 꿀꺽 삼키고 그대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요. 그대를 부르는 노래를 불러요. 목청껏 소리높여 노래를 불러요. 그대가 나를 다시 찾아오게...... 더보기
카스타에게 베케르 네 한숨은 꽃잎의 한숨, 네 소리는 백조의 노래, 네 눈빛은 태양의 빛남, 네 살결은 장미의 살갖, 사랑을 버린 내 마음에 너는 생명과 희망을 주었고 사막에 자라는 꽃송이 같이 내 생명의 광야에 살고 있는 너. 더보기
울지 말라 하지 마라 밤이 선물한 적막을 깨뜨리는 쿵쾅거리는 심장의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귀기울여라. 그가 나에게 말하고 있다. 나는 살아 있노라고. 아래로 아래로 꺼져가는 내가 괴로워 신에게 물었다. 인생은 왜이리 힘이 든 것이냐고. 나는 왜 이토록이나 힘들어해야만 하는 것이냐고. 내가 너를 그렇게 만들었다. 신은 대답했다. 내가 인간을 기뻐하고 아파하고 슬퍼하고 즐거워하고 힘들어하고, 느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존재로 창조했다. 그러니 안고 걸어라. 울지 말라 하지 마라. 눈물이 난다면 울어야지. 그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인데 삶이 주는 자극에 충실하게 임하고 있다는 증거인데, 울지 말라 한다면 나는 눈을 감고 삶의 길을 걸어가야 하는가. 나는 울 것이다. 내가 감당해야 할 슬픔 깊숙이 탐색할 것이다. 그러나 나.. 더보기
달콤하길 원한다면, 소금을 치세요. 그대여. 그렇게 슬픈 눈으로 세상을 보지 말아요. 세상은 아름답답니다. 그대의 눈 속에 가득 차 있는 눈물이 슬픈 것이지, 세상이 슬픈 것이 아니랍니다. 그대는 불평해요. 길 모퉁이의 쓰레기 더미. 새치기. 지켜지지 않는 신호등. 약속에 늦는 사람들. 사기. 방화. 살인. 하지만 그대여. 빛은 어둠이 존재할 때에만 비로소 밝은 것. 사랑도 미움이 있으므로 인해 비로소 존재할 수 있는 것. 더러워야 깨끗해질 수 있고, 내려가야 올라올 수 있고, 작아야 성장할 수 있으며, 미완이어야만 완성으로 갈 수 있다는 것. 부디 잊지 말아주세요. 악의, 배신, 시기, 질투, 거짓은 세상이 그래서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산 증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넘어지고 깨지고 다치고 아파도 저에게 세상은 한없이 아름답답니다. 부디 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