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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Vulnerability "부쩍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진 지금, 우연히 법도에서 ELLE 6월호를 보다가 질 샌더의 핫핑크 드레스를 보고 숨이 멎어버리다." 내리쬐는 햇살에게서 풋내음이 나는 것을 보고 여름이 왔음을 느꼈다. 계절의 변화는 항상 나에게 막연한 설렘과 불안을 안겨다준다. 줄기차게 여름만 계속되는 나라에서 온 나에겐 낯선 두근거림. 이상한 감수성. vulnerability. 너무나 많은 일들이 내 주위에서 돌아간다. 친구의 말대로 어쩌면 난 너무 많은 말들의 고삐를 쥐고 있는 것일지도... 손에 움켜쥐고 있을 땐 납덩이처럼 무거운 일들이, 손을 놓으면 나비처럼 날아갈 것만 같아서, 연기처럼 흩어질 것만 같아서 놓지 못한다. 사라진다는 건, 멀어진다는 건 슬픈 일이니까. 기쁜 일과 슬픈 일들이 동시에 일어난다. 내가.. 더보기
shoeholic 나는 구두를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키가 작아 키가 커보이고 싶은 욕망에 힐을 신기 시작했고, 신으면 신을수록 힐의 매력이 흠뻑 절어버린다. (그렇다고 신발장에 온통 힐만 있는건 아니지만;;) 언제부터인가 5센티 미만의 굽은 구두로도 안보이게 되었다. 허리디스크가 있어서 상태가 안좋은 날은 구두를 신으면 그날 밤이 그닥 편치 않음을 뻔히 알면서도, 외출할 때 나도 모르게 힐에 손이 간다. 두 녀석 빼고는 7~11센티정도 되는 힐들. 즉, 내가 신으면 키가 대략 170정도 된다는 얘기ㅎ 우연히 장바구니 채우기 놀이를 하다가 갑자기 미친듯이 힐을 신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마구잡이로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며 구두 사진들을 모아봤다.ㅋ 어쨌든 최상위 위시리스트는 타오를 듯한 빨간 힐. 사실, 가장 땡기는 건 .. 더보기
라푼젤의 노래 또 그대의 등이 보여요. 이렇게 우리는 다시 내일을 기약하는 건가요? 내려가는 그대의 무게는 올라올 때보다 더 무거워 이를 악물어요. 이렇게 또 그대는 나를 떠나고 기약도 없는 내일이 올 때까지 나는 내 머릿 속에만 남아 있는 그대의 기억만으로 버티겠죠. 어두컴컴한 밤에 나의 탑이 잠기면 눈물이 나. 초라한 나의 머리칼. 우수수 뜯겨버린 내 머리칼. 그대를 붙잡고 싶어요. 항상 그대를 보고 싶어요. 내가 그대를 찾아가고 싶어요. 나, 그대의 성이 궁금해요. 데려가줘요, 날. 그 곳으로. 꺼내줘요, 날. 이 곳에서. 하지 못한 말 꿀꺽 삼키고 그대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요. 그대를 부르는 노래를 불러요. 목청껏 소리높여 노래를 불러요. 그대가 나를 다시 찾아오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