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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어지간히 놀았나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다가 내 방에 있는 일명 '마의 쇼파'에서 잠이 들었다. (얼마나 마의 쇼파냐면, 한 번 잠이 들면 최소 2시간이 흐르기 전에는 잠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다.) 빗소리를 자장가삼아 정신없이 자고 눈을 뜨니, 어느 새 바깥이 어둑어둑 땅거미가 내리고 있다. 문득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제 어지간히 놀았나보다. 지난 학기동안, 너무나 지쳐있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해서 좋았던 것도 있었지만, 너무나 새로운 일들을 한꺼번에 하느라 신체적 정신적으로 축이 나 있었던 것도 사실. 그리고 사람 마음이 사람 마음대로 안된다는(먼소리여ㅡ_ㅡ) 사실을 온 몸으로 체득했던 학기인 데다가, 다들 졸업을 하는 데도 혼자 학교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조급함에 혼자서 스트레스를 .. 더보기
MORNING BREATH 간질 간질, 긴질 간질ㅡ. 눈꺼풀을 간지럽히는 못된 아침햇살에 못 이기는 척 오른쪽 눈을 살며시 뜬다. 어느 새 태양은 내 방을 온통 빛으로 휘저어놓고, 나를 잠꾸러기라고 놀리고 있었다. 입을 삐죽거리며 강아지처럼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 보지만, 해는 나의 엄살을 이미 알고 있다. 마지못해 일어나 방문을 연다. 등 뒤로 떨어지는 의기양양한 빛살. 흥! 아직 네가 이긴 건 아니라구. 거실로 나가다 시끄러운 사람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다. 타이머를 끄지 않았다고 또 텔레비전이 밤새 시위를 했나보다. 날씨를 알리는 기상 캐스터를 뒤로 하고 컵에 물 한 모금을 꼴깍. 다시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는다. 의기양양하게 춤추는 햇살 보란듯이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가 이불을 둘둘 말고 눈을 감는다. 일어나라고 따따거리는 햇..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