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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또는 브레인스톰

기분 좋은 날씨, 아무 말 하지 말기

생일 시즌(?)이다.
(이 말을 했더니 현선배가 "너는 생일도 시즌으로 챙기냐?"란다ㅋ)

듬양과 현선배와 모처럼 만나 함께 점심을 먹고 커피 한 잔을 했다.

따뜻한 날씨.

겨울은 끝이 난 걸까.

듬양을 서관 컴실에 데려다주고 몇 초간 고민을 했다.

그냥 이대로 집으로 갈 것인가, 학교에 조금 더 머물 것인가.

일단 발걸음을 옮겼다.

항상 다니던 그 길. 다람쥐길로.

지난 학기, 유독 이 길을 많이 다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상하게 가을이 짧았던 지난 해, 더 춥고 아팠던 10월, 11월, 12월.

성장통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프고 병이라고 하기엔 너무 멀쩡했던 지난 날들.

다람쥐길을 한 발 한 발 디딜 때마다 기억들이 하나씩 톡 톡 터진다.

그 때 여기에 감이 열렸었는데.

    -왜 하필 감이야?

    그 때 여기에 감이 있었거든. 가을이었잖아.

    -지나간 기억에 아직도 아파?

    아직 지나가지 않았어. 진행형이야. 아픈건 모르겠다.

    -바보. 너 지금 힘든거 모르지? 이제 그만 끝내.

    힘들지 않아. 힘들어도 좋아. 나 알잖아. 빠지면 못 헤어나오는거.

내 안의 나들의 대화를 듣는다.

스쳐가는 낙엽이었을까, 마법의 가을이었을까.

이 길고 긴 여운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까.

포근한 날씨에 내 가슴 속에 쌓인 눈들이 녹아내리고

그 안에 묻혀있던 작고 반짝거리는 오르골 상자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아직은 열기가 무섭다.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오르골이 어떤 멜로디를 연주할지, 아니, 소리가 날지는 모르겠다.

너무 오랫동안 차갑고 축축한 눈 속에 묻혀 있어서 어쩜 녹이 슬었을지도.








Saya masih suka anda banyak sekali.







괜시레 친한 선배한테 문자를 날려본다. 바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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