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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책]사립학교 아이들 기말고사도 끝나고, 기대했던 롯데 최종면접에서도 떨어지고, 그리고 나의 주말을 함께했던 친구들, 커피, 서울숲, 그리고 책. 아는 사람의 연구실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집어 온 책, 사립학교 아이들. 아무런 예측도, 기대도 없이, 단지 시간을 망각하기 위해 펼쳤던 곳에서 놀랍게도 나는 공감과 위로를 얻었다. 나의 10대 시절을 떠올리면, 물론 아직까지도 내 곁을 지켜주는 멋진 친구들과 행복한 추억들도 존재하지만, 갈등과 고뇌, 시기, 오해, 고독 역시 그 추억들과 함께 연상되곤 한다. 내가 다녔던 학교 역시도 사립학교였다. 어디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돈의 원리가 선생님의 사랑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고, 과외를 받는 숫자가 성적과, 대학 진학과 상관관계를 보이며, 그 속에서 항상 인기 많은 아이들은 정해져 .. 더보기
추격자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하정우 졸라 머시써!!!!! 아..뭔가 중구난방 동서남북(?)의 후기로군요ㅠㅠ 저는 이 영화에 별 5개 만점에 4개 반을 주고 싶은데, 다른 분들의 평은 그다지;;; 더보기
비가 갠 2007년 7월 10일 한 바탕 샤워를 마친 오후의 학교는 풀내음이 진동을 한다. 푸르릇 푸르릇 여름 향기 입자들이 추는 군무에 넋을 잃고 말았다.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단 10여 분의 시간 동안 여름에 대한 온갖 감상들이 푸른 잔디의 향기와 함께 밀려오고, 거기에 짐짓 못 이기는 척 떠내려가는 나. 여름은 나의 고향이다. 가슴팍이 간질간질. 투명한 무지개빛 잠자리 날개라도 돋아나려나. 꿈을 꾸듯 허공을 걸어 몽실몽실 날아 온 집에선 날 반기는 침실의 로즈마리 향기. 코 끝을 간질이는 레몬 향 핸드크림. 살랑살랑 바람을 타고 날아드는 구름 향기. 이 곳이 정녕 어젯밤 내가 외로움과 몸부림치던 바로 그 곳이란 말인가! 세상을 온통 활기찬 초록빛으로 물들이는 여름의 힘찬 카니발을 넋을 놓고 바라본다. 오늘은 빨래데이트를 하기 딱 .. 더보기
빅토리아의 비밀 해외 유명 속옷 브랜드 중에 Victoria's Secret이라는 브랜드가 있다. 손바닥보다 클랑말랑한 빤스 쪼가리 하나에 5만원씩 해 대는 꽤나 고가의 브랜드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텔레비전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던 패션쇼가 나를 사로잡았다. 그 특유의 깜찍발랄하면서도 묘하게 섹시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더랬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상품과 브랜드명이 아이러니컬하다. 섹시하고 도발적인 이미지의 속옷 브랜드에 빅토리아라는 극도의 보수적인 이름이라니...어쩌면 그래서 빅토리아의 '비밀'인지도 모른다. 작가 역시 그런 아이러니를 느꼈던 것이다. 빅토리아 시대는 상당히 모순적인 시대이다. 산업혁명 이후 중산계층이 부유해지면서 신분상승을 꾀하였고, 그러한 여파로 지나치게 형식적인 문화가 생겨났다. 기독교의 기반.. 더보기
봄 손님 오신다, 환영의 준비를 하여라. 현관 문을 열고 한 걸음 밖으로 발을 디디자, 내 머리칼을 간지럽히고 지나가는 미풍에 봄내음이 제법 묻어난다. 눈을 감고 세상 공기 다 집어삼킬 듯 한 숨 크게 들이쉬어 본다. 콧속으로 들어간 봄냄새 입자들은 곧바로 뇌와 심장을 공격하고 혈액 속에 침투해, 순식간에 온 몸을 돌아다니며 겨울잠을 자고 있는 봄 탐지 뉴런들을 깨우기 시작한다. 난공불락을 자랑하는 혈액 뇌장벽 역시 이 갑작스런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입구를 터 준다. 이 얼마나 감미로운 항복인가! 봄내음에 거나하게 취해버린 내 귓가에 희미하게 봄의 왈츠가 환청처럼 들린다. 원, 투, 쓰리 원, 투, 쓰리. 마음 속으로 조심스레 박자를 세며 종종종 발걸음을 떼어 본다. 머리에 꽃만 꽂으면 광년이가 따로 없구나. 수줍은 봄은 그렇게 조심스레 자신의 .. 더보기
렌트 영화로 나왔다는 말을 들었을 때 "꼭 봐야 할 순위 베스트 1"로 바로 올라가 버린 영화. 사실, 내용도 하나도 모르고, 단지 '뮤지컬'이라는 단서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내가 이 영화를 무척이나 보고 싶어했던 이유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인 '헤드윅'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 내가 헤드윅을 접한 건 '성과 사회'라는 교양 수업에서였다. 그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보여준 헤드윅에 흠뻑 빠져버렸고, 집에 돌아 오자마자 영화를 다운 받아서 봤다. 한동안 조승우가 뮤지컬 주연을 하면서 한국에 헤드윅이 꽤나 널리 알려졌기 때문일까 한창 온스타일에서 새벽 영화로 많이 방영해 주었다. 그리고 나는 기회가 될 때마다 꼬박꼬박 봐 주었다. 그 영화의 아이디어 모티브가 바로 뮤지컬 렌트였다고 하고(진위 파악은 불가ㅡ_ㅡ.. 더보기
정말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아아0_0;;; 하니와 클로버 2기에 손을 대고 말았다...덜덜덜...... 1기에서 어찌어찌 시노부와 하구가 미술 재료를 사러 갔다 오는 신이 있었다. 풀이 죽어 울 것 같은 하구에게 슈우지가 묻는다. "즐거웠니?" "즐겁지 않았어. 하나도 즐겁지 않았어. 걷는 거 따라가기 바빠서 다리도 아프고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좀처럼 말을 못꺼냈어. 뭘 사고 싶었는지도 기억이 안나고 말도 못 꺼내고... 어쩐지 빨리 돌아가고 싶었어. 그런거 싫어!" '바보구나. 그건 당연히 좋아하기 때문이잖아.' 맞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거잖아. 하니와 클로버를 보면 고등학교때 좋아했던 구현이가 떠오르는건 왜일까. 구현이의 생일파티였다. 그냥 근처 사는 친구들끼리 조촐하게 챙겨준 생일. 구현이 친구와 내 친구가 어찌어찌 마련한.. 더보기
레포트를 쓰다가 발견한 시 ♧ ♧ 아줌마라고 부르지 마라 ♧ ♧ - 시 김경훈 - 아직은 꽃이고 싶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고 깊은 밤 빗소리에 흐느끼는 가슴으로 살고 싶다 귀뚜라미 찾아오는 달밤이면 한 권의 시집을 들고 달빛 아래 녹아드는 촉촉한 그리움에 젖고 가끔은 잊혀진 사랑을 기억해내는 아름다운 여인이고 싶다. 아줌마라고 부르지마라 꽃보다 아름다운 여인이 되어 저무는 중년을 멋지게 살고 싶어하는 여인이라고 불러다오. 내 이름을 불러다오 사랑스런 그대라고 불러다오 가끔은 소주 한 잔에 취해 비틀거리는 나이지만 낙엽을 밟으면 바스락거리는 가슴이 아름다운 중년의 멋진 여인이라고 불러다오 아직은 부드러운 남자를 보면 가슴이 울렁거리는 나이 세월의 강을 소리없이 건너고 있지만 꽃잎같은 입술이 달싹이면 사루비아 향기가 쏟아지는 나이 이.. 더보기
스위트 노벰버 요즈음 갑자기 이 영화가 미친듯 땡긴다... 어디 DVD좀 빌릴 데 없을까... 솔직히 고등학교 1학년 때 시간 때우기 용으로 본 거라, 내용이 어떤건지, 결말이 어땠는지는 별로 생각 나지 않는다. 다만, 그 때 봤을 때는 정말 지루하고 허무했다는 것, 보면서 '무슨 영화를 이따위로 만들었나'고 생각했다. 키아누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ㅡ_ㅡ 당시 샤를리즈는 지금처럼 명성이 높지 않았던 때. 그런데 갑자기, 정말 갑자기 친구랑 이야기하며 길을 가다가 이 영화가 확 떠오르더니.. 요즘 머릿속에 박혀서 떠나질 않는다. 다시 보면 정말 다른 느낌일 것 같은 영화. 이제는 여자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더보기
밤이 되면... 밤이 되면 센치해 지는 것은 여자의 습성? 잠을 잃어버린 밤은 어김없이 나의 품을 파고드는군요... 그토록 좋아라하는 잠이었는데, 요즘은 그다지 미련이 없군요. 그렇다고 그 시간에 다른 일을 딱히 하는 것도 아닌데말입지요..ㅎ 아, 그런데 말이지요, 저는 이토록이나 폭주하는 방문자 수의 신비를 풀 능력이 없군요;;; 나와 전혀 관계 없는 이라고 하더라도 댓글 하나 남겨주세요^^ 내 블로그를 찾아 주는 사랑스런 이가 누군지 궁금하군요;; 오늘 밤, 삔냥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면, 오늘은 책을 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냥 책장 앞에 서서 눈을 감고 아무 책이나 뽑아 보세요. 지루한 책이 손에 잡히면 보다가 자는거고ㅡ_ㅡ... 저는 책욕심이 많아서 일단 읽고 싶으면 사다 놓는 스타일입니다만^^ 그래서 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