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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아는 선배가 미국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치터스'가 한국에 상륙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 오래 전 한동안 치터스에 꽤나 열을 올리며 시간마다 꼬박꼬박 열심히 시청했던 애청자로서 예전부터 '과연 한국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품어왔다. 쌀나라야 워낙 땅도 넓고 사람도 많으니 '00주의 xx'라고 해도 찾기도 힘들 뿐더러, 그네들 문화적 특성 상 시청자들 역시 볼 때는 '나쁜연놈들'이라며 욕을 하지만 돌아서면 잊을 터. 하지만 평균 3.5다리만 건너면 전부 아는 사람인데다, 인터넷 마녀사냥이 횡행하는 코리아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는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채널 tvN에서 거의 똑같이 베껴서 만들었다!(오우, 멋져!)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삔냥,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는 법은 없지. 열심히 애청해주고 계신다.

    지난 주(2월 12일)의 스캔들 역시 상당히 자극적인 내용이었다. 이야기 하나는 아내와 자식들이 외국에 가 있는 동안 가정이 있는 유부녀와 바람이 난 기러기 아빠의 이야기였고, 다른 하나는 혼전 순결을 주장하던 여자친구, 알고 보니 다른 남자의 아이까지 임신한 상태였다는 내용이었다. 울며 불며, 상소리에 폭력이 난무하는 브라운관을 멍하니 쳐다보는 내 머릿속에 문득 커다란 물음표 하나가 둥실 떠올랐다.

추한 진실, 반드시 밝혀져야만 할까?

    사람은 살면서 수 많은 거짓말을 한다. 어떤 거짓말은 상대방을 음해하거나 상대방에게서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함이고, 어떤 거짓말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덜 주고 상대방의 기분이 덜 상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전자를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후자를 '하얀 거짓말'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 거짓말이 희든 붉든 모든 거짓말의 궁극적인 의도는 진실의 은폐가 아니었던가.

    우리는 항상 진실을 알고자 한다. 그래서 진실을 가리는 거짓말을 나쁘다고 하며, 솔직함을 미덕이라고 여긴다. 과연 그럴까? 만약 그 진실이 추악하고 냄새나는 괴물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그 괴물을 가리고 잇는 거짓이라는 베일을 벗겨야만 하는 것일까? 베일을 벗긴 후에 진실이라는 괴물의 난동에 상처가 나는 것이 옳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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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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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gomguru.tistory.com BlogIcon 비탈길 2007.02.20 01: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간인 이상 진실에 대한 소망이 있으니까요. 거짓 보다는 진실, 적어도 믿음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정말로 믿는다면야 상관 없겠지만..

    • Favicon of http://merrysunshine.net BlogIcon ☆삔냥★ 2007.02.20 1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가끔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대책없는 솔직함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준 적이 있는 저로서는 상당히 고민되는 부분이에요.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의 진실만을 보여주어야 하는지...

  2. Favicon of http://www.rainydoll.com/ BlogIcon rainydoll 2007.02.20 0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은 세들어 사는 이혼녀와 눈맞은 아들을 의심한 어머니의 사연이 나오더군요. 알고보니 그 이혼녀, 돈을 노리고 아들에게 접근했다는 뭐 그런 이야기였는데... 저런 프로그램 보면 사람 관계라는게 갑자기 신뢰가 확 사라지더라구요. 사람이 제일 무섭다더니, 베일을 벗겨보기 전에는 그게 사람인지, 아니면 사람 모양의 괴물인지 모른다니까요. ㅠ_-

    • Favicon of http://merrysunshine.net BlogIcon ☆삔냥★ 2007.02.20 1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런 프로그램 덕분에 소심한 사람들 연애공포증 생기기 딱이에요~ㅋ
      하지만 확률적으로 상당히 낮은 숫자인데 그렇게 겁낼 필요까지 있는건지..
      어쨌든 그런 걸 부면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도 일리가 있는 듯!

  3. Favicon of http://blog.naver.com/taiot BlogIcon 박동수 2007.02.20 06: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빨간 거짓말'이 아니라 '까만 거짓말'ㅋ

  4. Favicon of http://foxer.tistory.com BlogIcon foxer 2007.02.20 15: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번에 집에 갔다가 우연히 보게 됐는데 놀랍더군요.
    그나마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요;;
    우리나라도 점점 이상해지고 있어요-_-;

  5. Favicon of http://puremoa.net/blog BlogIcon puremoa 2007.02.20 18: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리브티비인가에서 여자친구가 남자친구 테스트 하는 거 하던데..
    자극적일수록 잘 팔리니... 흐흐;;;;

  6. Favicon of http://nabilove.net BlogIcon 나비 2007.02.20 2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혹시 낚이신건 아니죠? 그거 다 재연이랍니다... 몰카마냥 촬영하는것도 모두..출연하는 사람들도 죄다 배우..;;
    전 첫회보고 오오~~했다가 재연프로그램이라는 자막보고 조낸 낚인..T^T

    • Favicon of http://merrysunshine.net BlogIcon ☆삔냥★ 2007.02.20 2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재연이라고 하는 건 알고 있어요,
      그런데 어쨌든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거잖아요;;
      그리고 어쩌면 재연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7. Favicon of http://rover.tistory.com BlogIcon 방랑객 2007.02.22 1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프로 자체에 관심이 안 갑니다
    아니 안 갈려고 애를 쓴다고 하는게 더 정확할까요; 암튼 얘네들한테 관심 없네요-_-;

  8. Favicon of http://jaebongah.com BlogIcon 냥홍이 2007.04.07 13: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이거 짜고하는거 너무 심하게 티나는데..

    그래서 그런지 어뜨케 하나 함 보쟌 식으로 계속 보게되용..
    어제도 이거 보다 잠들었는데...혼자 웃으면서;;ㅋㅋㅋㅋㅋ
    애처롭기 까지 해요..어떡해든 실제 상황인것 처럼 연기하는
    민망한 연기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