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2월 12일)의 스캔들 역시 상당히 자극적인 내용이었다. 이야기 하나는 아내와 자식들이 외국에 가 있는 동안 가정이 있는 유부녀와 바람이 난 기러기 아빠의 이야기였고, 다른 하나는 혼전 순결을 주장하던 여자친구, 알고 보니 다른 남자의 아이까지 임신한 상태였다는 내용이었다. 울며 불며, 상소리에 폭력이 난무하는 브라운관을 멍하니 쳐다보는 내 머릿속에 문득 커다란 물음표 하나가 둥실 떠올랐다.
추한 진실, 반드시 밝혀져야만 할까?
사람은 살면서 수 많은 거짓말을 한다. 어떤 거짓말은 상대방을 음해하거나 상대방에게서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함이고, 어떤 거짓말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덜 주고 상대방의 기분이 덜 상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전자를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후자를 '하얀 거짓말'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 거짓말이 희든 붉든 모든 거짓말의 궁극적인 의도는 진실의 은폐가 아니었던가.
우리는 항상 진실을 알고자 한다. 그래서 진실을 가리는 거짓말을 나쁘다고 하며, 솔직함을 미덕이라고 여긴다. 과연 그럴까? 만약 그 진실이 추악하고 냄새나는 괴물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그 괴물을 가리고 잇는 거짓이라는 베일을 벗겨야만 하는 것일까? 베일을 벗긴 후에 진실이라는 괴물의 난동에 상처가 나는 것이 옳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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