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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또는 브레인스톰

그녀의 짝사랑

"더 이상 짝사랑 따윈 하고 싶지 않아."
라고 말하는 그녀를 만났다.
웃고 있는 듯 올라간 그녀의 입꼬리가 힘겹게 떨린다.
냉장고도 너끈히 혼자 들어올릴 수 있는 그녀답지 않다.
원래 불이란 뜨거운 거라고,
그 불 속에 있으려면 뜨거워도 참고 견뎌야 한다고 그녀에게 말한다.
불 타 없어지기 싫다면 얼른 나오라는 충고 역시 곁들이며......
단 1그램의 영양가도 없는 충고를 듣는 둥 마는 둥 여전히 애써 입꼬리를 올리려 애 쓰는 그녀.
그녀의 시도가 반은 실패했다.
왼쪽 입꼬리를 잡아당기던 힘이 툭 하고 끊겨버렸는지,
오른쪽 입꼬리만 대롱대롱 얼굴 위에 걸려 있다.
"그 사람의 심장을 데울 수만 있다면 한 줌 재가 되어도 후회하지 않아."
눈을 감고 아메리카노를 입 안에 머금는 그녀.
그건 사랑이 아니야. 쓰디 쓴 아메리카노지.
마치 네가 동화 속 인어공주가 아니라 스물 셋의 철 없는 소녀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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