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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또는 브레인스톰

가을비 오는 일요일.

무료한 일요일이다.

할 일은 많으나 하고 싶은 일은 없는,

그냥 그렇게 느긋하게 하루를 보냈으면 하는 일요일에,

가 온다.

이제부터 조금씩 추워질거라는 자연의 통보.

그렇게 예고하며 가을비는 나를 센티멘탈 브라운으로 물들인다.

비 오는 날 사람의 마음이 차분해진다고는 하는데,

매닉한 나의 기분이 점점 감정 저 바닥으로 끌려들어가면서

타이타닉의 보물을 찾듯이 찾게 된 것은,

외로움.

보고픔.

보고픔에 목말라 바다를 떠돌다 우연히 발견한 보물상자가

판도라의 잃어버린 상자인지도 모르고 덜컥 열어버렸다.

아, 이런.

상자 속에서 나온 형체를 알 수 없는 녀석들이 다시 나를 끌고 바다 밑으로 향한다.

외로워...

외로워....

이 바다는 나의 외로움이 흘린 눈물이었구나.

쓰고,

숨이 막히지만,

편안하다.

나의 전의식으로의 탐험은 슬프고도 아름답구나!

탐험만 하자.

탐험만.

빈아, 너는 아가미가 없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이제 그만 올라가는거야.

저 위로.

평범하고 지루해보이지만, 그래서 더 아름다운 현실로.

아, 너는 밝다.찬란하다.

가볍게 떠올라라.

그리고 웃어라.

너의 이름처럼.

세이렌을 떨쳐버려라!




그래서 오늘도 나는 웃는다.
청명하면서도 음울한 가을비를 보면서 싱긋-.
내가 사랑하는 나의 무료하고 지루한 현실을 보면서 싱긋-.

활짝 웃어라.
그게 나다움이다!
나는 찬란하게 빛나는 달나라 공주님이다!
푸헤헷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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