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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또는 브레인스톰

술을 못마시는 불편함이란...

나는 종종 술을 잘 마시게 생겼다는 소리를 듣는다.
옷도 화려하게 입는 편이고, 목소리도 크고, 노는 것도 상당히 좋아하기 때문에
"저 술 못마셔요"라고 하면 사람들이 콧방귀를 뀐다.
그런데, 정말 못마신다..ㅠㅠ
엄마도 술이 약하고, 아빠는 와인 한 잔에 속이 뒤집어지신다;;
나도 그 피를 이어받아 술을 진심으로 못마신다.
어느 정도냐 하면, 까스활명수나 집에서 담근 매실 액기스만 마셔도 얼굴에서 등까지 벌개진다.
차라리 필름이 끊겼으면 좋겠다.
나의 경우는, 먹은 걸 확인하는 타입;;;;;
술이 조금 들어가면 잠깐 더워졌다가, 손발이 차가워지면서 벌벌 떤다(여름에도!!).
그리고 조금 있으면 머리가 아프면서 눈이 감긴다.
거기서 조금 더 마시면 우선 변기와 대면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면 변기와 밤새도록 인생의 허무함과 육체의 나약함에 대해 토론하게 된다.
여기까지 가는데 별다른거 필요 없다.
소주 반 병이면 충분하다.
그러다보니 술이 겁나더라.
겁나니까 더 안마시게 되었다.
게다가 술마시고 얼굴이 빨개지는게 거의 불타는 수준이다.
눈까지 빨개지는데, 친하지 않은 사람한테 그런 모습까지 보여주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더더욱 안마신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젊은 사람이 술을 못마시면 사람 사귀기가 어렵다.
술을 못마시는 걸 친구들이 아니까, 술자리에 나를 안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고,
저녁 모임에 나가기도 상당히 꺼려진다.
YT OB모임에서 술마시는걸 보고는 다음부터 OB모임 안나갔다;;;
불편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요즘 고치려고 많이 노력하는 중이지만, 역시나 힘이 든다.
특히나 소주를 마시거나,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의 술자리는 더 힘들다.
(여담이지만, 얼마 전 남자친구 친구랑 만났는데, 그 친구는 정말 마음에 안드는 데다가 시작이 소주였다. 그래서 술은 입에도 안대고 집에 왔다.)

하지만...술 마시는 분위기나 노는 걸 너무너무 좋아하는걸ㅠㅠ
이런 나에게 술을 못마시는 육체는 정말 "저주"란 말이닷!!ㅠㅠ



그냥...요즘 이런저런 모임에 나오라는 말들이 많아서 해 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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