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것도 구경하고..;;뭐하는 것일까요;정장 입고 샌드위치를 볼이 미어지게 먹던데요;;;행위예술일까요?
전시회는 그냥, 작은 룸 하나를 빌려서 회원들의 작품을 걸어놓았더라구요.
사실, 사진 찍으면 안되는데 모르고 찍었어요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한복에 페인팅한 것인데요,
신선한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 다양한 옷에 여러가지 분위기의 페인팅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나름 영감(?)도 받고,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방명록 쓰던 꼬맹이~너무 귀여워요!!꺅!!>_<
photo by puremoa
사진 찍으면 안된다고 해서 대신 책자를 샀습니다.
멋진 작품도 많았어요^^
스캐너가 없어서 못보여드리는 게 아쉽네요ㅎㅎ.
하지만 아무래도 1회라서 여기저기 미흡한 점들도 눈에 들어왔어요.
핸드페인팅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작년과 제작년, 리폼 바람이 꽤나 거세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소비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고, 손재주가 있는 사람들은 새 제품을 사기보다는 쓰지 않는 중고 물건들을 구해 손을 봐서 쓰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 트렌드가 의류 쪽에도 영향을 미쳐, 장롱에 처박아 놓았던 오래된 옷들을 요즘 스타일로 고쳐입기 시작했어요. 또한 인디족이나 노노스족으로 대표되는 개성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이 점점 유명 브랜드의 제품보다는 개성이 강한 제품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덕택에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물건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어요.
이런 경제적/사회적 영향 덕분에 분 리폼 바람에 핸드페인팅 역시 큰 영향을 받았어요. 제가 핸드페인팅을 배우기 시작했던 2005년 즈음에, 핸드페인팅이 때 아닌 호황을 누렸습니다. 제가 배우던 가게도 두 번이나 공중파를 탔구요, 드라마 궁에서 윤은혜의 핸드페인팅 실내화가 화재가 되기도 했지요. 그리고 지금은 끝난, 웃찾사의 퀸카만들기 대작전에서도 꽤 화려한 핸드페인팅 청바지를 선보이기도 했어요.(아는 사람만 아는 얘기지요ㅎ)
상당한 호황이었어요. 갑자기 핸드페인팅 가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하더군요. 지금도 인터넷 검색창에 핸드페인팅을 치고 쇼핑몰들을 둘러보면, 저보다 못그리는 곳도 꽤나 되더라구요. 게다가 그 엄청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반페인팅이라는 새로운 기법이 도입되었어요. 반페인팅이란 기법은 우선 그림을 전사지로 전사한 다음에 윤곽선이나 강조할 부분만 페인팅을 덧입히는 방식이라, 가격도 싸면서 적은 시간 안에 많은 양이 생산 가능한 일석이조의 방식입니다만, 그만큼 질이 조금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잠깐 반짝 떠올랐던 핸드페인팅 시장이 다시 가라앉기 시작했어요.(사실, 인터넷에 핸드페인팅 제품을 팔아보려던 저에게는 조금 타격이었습니다ㅠㅠ)핸드페인팅이 대중화되기에는 여러가지 면에서 핸디캡이 있었거든요. 그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무래도 가격이 아닐까 합니다. 핸드페인팅이 처음에 리폼의 개념에서 출발한 만큼, 사람들은 적은 돈을 내고 최대의 효과를 얻으려고 하지요. 돈 주고 산 옷, 버리기에는 아까우니까 리폼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핸드페인팅은 재료(물감)비도 조금 들고, 사람이 그리는 것이라 인건비가 많이 들어요. 제가 어제 포스팅했던 청바지 역시 순수하게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약 4~5시간 정도 소요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가격이 올라가겠지요. 그래서 청바지의 경우에는 싸게는 3만원에서 5만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가게에서 핸드페인팅이 된 청바지 제품을 살 경우는 비싸게는 12~3만원 정도 생각해야 합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 버리는 것이지요.(물론 저같은 매니아는 살지도ㅡ,.ㅡ;;)
여기에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핸드페인팅 제품을 보면, 보통 아주 예쁘고 깜찍한 만화 캐릭터가 주를 이룹니다. 그것은 소비자의 대부분이 젊은 층이기 때문인데요, 딜레마는 젊은 층은 돈이 없다는 것이지요. 제가 핸드페인팅을 배웠던 곳은 셀타의 체인점이었어요. 그런데 특히나 셀타의 캐릭터들은 눈이 얼굴의 반을 차지하는 명랑/순정 만화의 주인공들처럼 생겼습니다. 이런 제품들을 보고 뿅 가서 감탄사를 연발하는 소비자의 연령대는 중/고딩들입니다. (경험상 20~30대는 조금 수수한 일러스트를 선호하고, 40대 이후는 꽃 그림을 선호합니다.) 그런데 중고딩들은 핸드페인팅 제품을 살 만한 금전적인 여유가 없지요.(지갑 하나에 4만원 정도 하거든요;;)
또 다른 문제를 들자면, 핸드페인팅의 장점이 생각보다 적다는 것입니다. 굳이 핸드페인팅 제품을 사야 할 두드러지는 이유가 없다는 것이요. 물론 지갑이나 청바지에 그림이 그려져 있으면 일단 새롭고 신기하기 때문에 한 번쯤 다시 보게 되지만, 그런 것들은 가격이 조금 비싸지요. 만만한 것이 티셔츠인데(그래도 약 3만원 가량 하지만 말이지요), 굳이 핸드페인팅이 아니어도 그림이 그려진 싸고 좋은 티셔츠는 널리고 널렸습니다(만 원이면 사요ㅡ,.ㅡ). 게다가 요즘 개발된 반페인팅 기법은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제품'이라는 핸드페인팅의 가장 큰 장점을 말살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죽어가는 핸드페인팅의 단점들을 보완하고자 여러가지 시도가 있었어요. 이번 핸드페인팅협회 회원전에서 역시 그런 핸드페인팅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다양한 소재로 다양한 기법들을 연출한 것을 볼 수 있었어요. 특히나 위에서도 언급한 한복 페인팅이나 그 외 다른 여러 작품들은 그런 시도에서 꽤나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어요. 하지만 첫 전시회의 감동을 무색하게 하는 아쉬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핸드페인팅의 다른 말은 패션페인팅입니다. 협회의 정식 명칭도 '한국 패션핸드페인팅 협회'입니다. 핸드페인팅은 패션이라는 말입니다. 패션의 주류는 옷입니다. 물론 이번 전시회에서 전등갓이나 가방 등의 생활 소품이나 패션 소품 역시 선보였지만, 작품의 90% 이상이 옷이었습니다. 패션은 입었을 때 아름다워야 합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 그것입니다. 분명히 옷들에 그려진 그림은 아름답기 그지 없었습니다. 어떤 작품은 남방 앞면에 낭만적인 밤거리 풍경이 그려저 있기도 했고, 어떤 작품은 원피스 가득 아름다운 여인이 섹시한 포즈를 취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정말 멋진 '그림'이었지만, 패션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옷을 입으면 주름이 져서 저 아름다운 그림이 가리면 어쩌나 걱정스러웠어요.
핸드페인팅은 '예술'이기 이전에 '패션'이라고 생각합니다. '패션'이라고 하면 아름다움과 동시에 실용성 역시 버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물론 하이힐과 같은 비인간적이고 비인체공학적인 물건 역시 패션입니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입었을 때 옷 같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멋진 옷도 입었을 때조차 '예술'이라면 그것은 옷으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제작을 할 때 입체적인 사람의 몸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해야 하겠지요.
또한 '패션'으로서의 핸드페인팅 물건들은 '제품'입니다. '제품'이란 소비자에게 팔아서 이윤을 남겨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한 소비자 타깃을 정해서 물건을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의 입장은 아싸리 고급화로 가는 쪽입니다. 아무리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제품이라도 모두가 그런 제품을 가지고 있다면 희소성이 조금 떨어지지 않을까요. 그러니 어중뜨게 만들기보다는 한 벌이라도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제대로 만들면서 조금 고급화를 추구해보는 것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핸드페인팅은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것입니다. 아직까지 소비자는 적지만, 그만큼 그 잠재력은 크다고 보고 싶습니다. 핸드페인팅이 대중들에게 인지도를 얻으려면 최소한 제가 언급한 문제들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회원전은 핸드페인팅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한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만, 원더풀 데이즈 처럼 '우리들만의 잔치'가 되지는 않을지 우려가 됩니다ㅠㅠ). 핸드페인팅의 동향이 어떤 쪽으로 나아갈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걸까요.
아참, puremoa님, 이 사진 제 블로그에 올려도 되는 겁니까? 혹시나 문제가 된다면 삭제하겠습니다^^ 말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