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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또는 브레인스톰

등록금, 하늘 높은 줄 모르는구나.

며칠 전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등록금을 보내줘야 하니, 고지서 나오면 연락을 해 달라는 용건이었다.

요즘, 달러가 계속 하락세라 집에 돈을 부쳐달라고 말하기 상당히 껄끄러웠다.

"이번에 등록금 얼마 정도 나올 것 같아?"

"글쎄? 지난번에 350 정도였으니까 한 3백 7,80 정도 나오지 않을까?"

"400 넘겠나?"

"에이~설마. 공대도 아니고."

라고 대답했는데,

그래.

400은 안넘었다.

정확히 3,998,000원.


수업료 3,974,000원
        +
의료 공제비 8,000원
        +
보건비 5,000원
        +
학생회비 8,000원
        +
교지대 3,000원



의료 공제비, 보건비, 학생회비, 교지대, 뭐, 그렇다 치자.

그런데 뭔놈의 수업료가 저리도 비쌀꼬.

좀 전에 문대 다른 과 수업료를 물어봤더니,

일단 언어과학과는 340이란다.(2년전 우리 과 수업료랑 비슷하네)

아무리 심리학과가 실험을 많이 한다지만,

사실상 학부생이 어떤 혜택을 받는지 몸으로 못느끼겠다.

오랜 역사 빛난 전통 사학의 쌍벽이라

어둠 속에 횃불 들고 겨레 앞길 밝히려니까, 요즘 기름값이 많이 드나보지?

그게 아니면,

맹호는 굶주려도 풀을 먹지 않으니 고기값 대주느라 그런거냐?



등록금 400 나왔다고 엄마한테 말하기가 진짜 미안하다.

이래서 친구들이 기를 쓰고 장학금을 받나보다.

나 아직 울엄마 아빠한테 효도하려면 몇 년 더 남았는데

벌써부터 등록금이 이모양이면, 남은 몇 년 동안 엄마 아빠한테 미안해서 어쩜 좋니.

자유 정의 진리를 외치는 사랑하는 내 학교야,

중앙 광장에 유럽 잔디 대신 금잔디를 깔아도 좋으니까,

등록금 좀 그만 올려 받음 안되겠니?

내가 울 엄마아빠한테 효도는 못해도

그래도 불효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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