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랑 가서 보려고 했는데 어떤 착하신 분이 친히 남자친구를 데리고 가서 이 영화를 보여주셨고,
그래서 어찌어찌 어영부영 하다보니 주위 사람들은 이미 이 영화를 다 봤더라;;
주위에서 "너 트랜스포머도 안봤다며?"라고 놀리기 시작해서
진짜 확 다운받아 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한 선배가 "너 그거 다운받아 보면 후레쉬맨이야ㅡ_ㅡ"라고 하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찰나,
남자친구가 마침 코엑스 근처에서 시험을 보길래 예매해놨다가 시험 끝나고 끌고 가서 같이 봤다.
드디어 봤다ㅠㅠ어흑어흑
정말 단순해서 할 말 없는 스토리 전개. 그리고 이미 여러 스포일러들에게 노출된 터라 내용도 다 알고 봐서 전혀 놀라운 감도 없다. 극명한 선악 구도에, 지구를 지키는 내용까지. 딱 '메카물'이라는 느낌이 들었던 영화였다. 그러니 스토리에 대해선 별로 할 말이 없고,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디지털로 영화를 봤더니 진짜 볼만하긴 하더라. 스크린이 한 눈에 다 안들어와서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 리얼한 사운드에, 섹시한 기계들의 전투신은 정말 환상 그 자체~♥ 평범한 여자들에 비해서 메카물을 좀 좋아하는 터라 변신 씬이나 전투 씬에서 침을 흘리며 봤다.ㅋㅋㅋ
그보다 영화 제일 처음부터 나와주는 너무나 낯이 익은 얼굴에 영화 보는 내내 '저 사람이 누구더라?'고민했다.
바로 이 남자. 조쉬 두하멜. 관련 사진을 찾다보니 black eyed pea의 퍼기의 보이프렌드 님이시더군. 내가 한때 좀 챙겨봐 준 미드 '라스베가스'에 나왔던 사람이더라. 라스베가스의 깔끔한 모습보다는 기름칠 덕지덕지한 트렌스포머에서의 모습이 더 멋있는 듯.ㅋㅋ (단지 내 취향이 그럴 뿐;;)
그리고 이 아가씨.
영화 내내 섹시페로몬 대방출로 뭇남성들의 가슴을 벌렁거리게 했던 메간 폭스. 출연한 데도 별로 없음에도 할리우드 it girl이 되어버린 패셔니스타. 내가 좋아하는 작고 뇌쇄적인 눈빛을 가지고 있어서 왠지 내가 울렁울렁~♥ (어이어이, 넌 여자라구!!)
어쨌든 두 사람 다 반가웠다.ㅋㅋ
아무래도 영화가 미국 영화다 보니 미국의 실정을 상당히 많이 반영해 주고 있었다. 영화 초반부, 최초의 디셉티콘이 난장판 굿질을 한 곳은 중동의 미국 기지. 그리고 국방부 장관인가 하는 사람이 적군으로 지목한 곳은 '러시아, 중국, 북한'이었다. 테러의 충격과 끝나지 않은 이라크전에 대한 불안은 미국인들의 머릿속 깊숙히 자리를 잡은 듯 보였다. 또한 과거보다 전쟁을 반대하는 움직임도 꽤나 커진 듯하고. 과거의 영화들에 비해 소위 말하는 '악의 축'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한 입장을 가지려고 하는 게 보였고 영화 어딘가에서 '무의미한 전쟁은 안돼'라는 소리도 들리는 듯 했다. (환청이려나ㅡ_ㅡ)
또 내가 재미있었던 것은, 착한 오토봇은 민간 자동차들이었던 반면, 나쁜 디셉티콘들은 죄다 경찰차 또는 군사차랑이었다는 것. 내가 애니메이션을 안봐서 애니에서도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런 설정을 보면서 '공권력이 땅에 떨어졌구나'하며 실소했다. 이제 더 이상 국가는 국민들의 신뢰를 받기가 어려운가보다. 아니면, 이제 국민들이 소리를 내서 말해도 무방한 시대인 것일까?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불문율이었던 어두운 과거를 밝은 곳으로 드러내려는 영화들이 조금씩 제작되고 있으니.
뭐 이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들을 하면서 본 영화였다. 영화 보기 전 조금 안좋은 일이 있어서 완전히 집중할 수는 없었지만, 나 이제 '나도 트랜스포머 봤다'고 당당하게 외치고 다늘 수 있어!!!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