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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Books & Movies]

미녀는 괴로워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볼 계획 없이 갔다가 예상치 않게 본 영화다.
원작 만화도 꽤나 애독했던 터라 기대가 꽤 컸다.
그런데 요즘 나오는 코미디물을 보면서 '이거 위험한거 아닌가'하는 우려도 살짝 앞섰다.
왜 원작 만화를 각색해서 만든거 중에 망한거 꽤 있잖아~
거기다가 이 영화 홍보는 거의 홍수 수준이었다.
초코퍼지 아이스크림 광고부터, 요즘 펜틴 샴푸 광고 배경음악까지.
너무너무 보고싶은 만큼 걱정도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다.
같이 볼 사람 없었으면 아마 어둠의 경로에 뜰 때까지 기다렸을지도 모르는 영화.

원작의 내용과는 사뭇 다르다고 익히 들었다.
원작은 주인공이 대학교 식당에서 일하는 애였는데,
얼굴도 잘생기고 성격도 무지 좋은 남자에게 반해 다 뜯어고치고 그 남자앞에 나타나,
그 남자를 유혹하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지만,
자꾸 뚱녀일 때의 착하고 아줌마스러운 버릇이 나와 들통이 날 뻔 하고,
하지만 그런 뚱녀의 마음에 남자가 반해 결국에는 잘 된다,
뭐 이런 얘기였다.

큰 가락은 비슷하긴 한데,
영화 속에서는 한나가 '가수'라는 꿈을 가진 애로 나온다는 차이?!

뚱뚱하면 멸시와 괄시의 대상인 요즘 세태를 꼬집는 영화이긴 한데,
이건 이미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에서 써먹었던 소재라 그다지 신선하지는 않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 점을 지나치게 부각시키지 않는다는 점이 더 마음에 들었다.

어쨌든 요즘 세상에 뚱뚱하면 스트레스다.
이건 경험담.ㅋ
내가 지금 몸무게보다 한 6킬로 정도 더 나갔던 적이 있었는데,
일단 맞는 옷이 없다.
안그래도 쬐끄만 한국 여자들, 44열풍이 불어서 더 작게 입는데,
몸이 그렇게 불어버리니...
집에 갔더니 엄마가 맨날 나보고 짜증낸다.
운동 좀 해서 살 좀 빼라고.
사진을 찍어도 안이쁘고, 거울을 보니 화가 나더라.
친구들이랑 친척들도 왜이렇게 살 쪘냐며 걱정 아닌 걱정을 하더라.
나 옷 치수 겨우 한 사이즈 늘었는데 이렇다면,
빅사이즈 의류도 안맞을 것같은 강하니는 그동안 얼마나 따가운 눈총을 받았을 건가.

어쨌든 그런 강하니에게 신이 주신 선물은 목소리!
ㅡ_ㅡ덕분에 벌어먹고 살 수는 있다;;;;
집에서는 폰섹스로 돈을 벌고, 밖에서는 가수 대신 노래 불러 돈을 벌고.
꽤나 돈 많이 벌거 같은데ㅡ,.ㅡ;;;
어쨌든 콘서트장에서 인기 여가수 '아미' 대신 밑에서 노래부르는 건
예전 빅마마의 Break Away를 연상케 했다.
정말 그런 일이 있을랑가 모르겠다만;;

그런 그녀가 짝사랑하는 한상준.
ㅡ_ㅡ주진모 어디 고쳤냐?
예전에는 주진모 보고는 '뭐 저렇게 생겼어?'라고 했는데;
요즘은 주진모 보면서 '바람직한 녀석!'이라고 고개를 끄덕거리는 건;;
내 취향이 변해서인건가;;
아니면 내가 못 본 사이 주진모가 무지하게 잘생겨져셔 나타난것인가;;
어쨌든 강한나가 짝사랑할만 하다.
잘생긴 얼굴에, 유일하게 한나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

그런 한상준의 생일날,
시기와 질투로 똘똘 뭉친 아미에게 수모를 겪고 숨어든 화장실에서,
한상준이 자신을 이용할 가치가 있는 상품정도로밖에 취급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과 전화로 은밀한 만남을 즐기던 성형외과 의사를 협박해 전신 성형수술을 한다.

그 사이 아미는 난리가 난다.
자기 목소리가 없어졌으니;;;
강한나 집도 뒤지고,
한나네 아바지가 계시는 요양원을 매일 지키고 산다.

새사람이 된 강한나는 미련을 못버리고 한상준을 쫓아다닌다.
ㅡ0ㅡ^왜!!!!!!!(보다가 울컥 했다;;)
뭐...영화 스토리상 그래야 이야기 전개가 쪼끔 될거지만;;;
그래도 자살까지 결심하게 만든 그 사람을 왜 또 찾아간 걸까.

어쨌든 강한나는 제니라는 이름으로 아미 목소리 오디션을 보고,
거기서 눈에 띄여 가수로 데뷔하게 된다.
데뷔 후 예쁜 얼굴에 파워풀한 목소리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인기가 좋으니 한상준과도 친해지고...

짝사랑이란, 그렇게 끊기가 어려운 거지.
서로 사랑하다가 이별하면,
아파도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려고 노력이나 하게 되지.
짝사랑은,
혹시나 그 사람이 나 한번 돌아봐 주지 않을까,
항상 헛된 희망을 품고 살게 되거든.
희망고문이야.
쓰리고 아파도 희망이라는 녀석때문에 차마 손 놓을 수 없는게,
짝사랑의 가장 잔인한 면이지.

영화를 보다가 문득 이런 의문이 떠올랐다.
나는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영화를 보고 있나?
현실에서는 뚱녀가 저토록이나 날씬하고 예뻐질 수도 없고,
사랑이 저렇게 쉽지도 않은데,
나는 뭐가 좋다고 이런 말도 안되는 것을 보고 있을까?

대답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현실과 다르니까 보는거야.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영화 속에서는 가능하니까.
대리만족이라도 해야지.

어쨌든 결론은 해피엔딩.
제니는 강한나였을 때의 자기 자신을 밝히고 성공하고, 사랑도 얻고.

주진모의 급착해진 모습과, 인기가수라면서 하나도 안이쁜 아미가 좀 거슬렸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부드럽게 굴러갔다.
물론, 역시 절정 부분에서 살짝 꺼끌꺼끌하긴 했지만,
소화하지 못할 만큼은 아니었기에 패스!

간만에 우리나라에서 잘 만든 코미디 영화가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게다가 아중언니의 그 똥그란 눈과 완전 착한 코맹맹이 말투!!!
완사완사!!!
그리고 파워풀한 목소리까지 다 맘에 들었다!!!
삽입곡도 전부 김아중이 불렀다는데, 이러다 김아중 가수 데뷔하는거 아닌가몰라ㅡ0ㅡ;;
어쨌든 노래가 좋았던 것도 내가 이영화에 후한 점수를 주는데 큰 기여를 했다.
오늘 명동가는데 사운드트랙 사야지!!+_+)ㅇ



크리스마스에 돈 주고 봐도 아깝지 않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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