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나왔다는 말을 들었을 때 "꼭 봐야 할 순위 베스트 1"로 바로 올라가 버린 영화.
사실, 내용도 하나도 모르고, 단지 '뮤지컬'이라는 단서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내가 이 영화를 무척이나 보고 싶어했던 이유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인 '헤드윅'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
내가 헤드윅을 접한 건 '성과 사회'라는 교양 수업에서였다.
그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보여준 헤드윅에 흠뻑 빠져버렸고,
집에 돌아 오자마자 영화를 다운 받아서 봤다.
한동안 조승우가 뮤지컬 주연을 하면서 한국에 헤드윅이 꽤나 널리 알려졌기 때문일까
한창 온스타일에서 새벽 영화로 많이 방영해 주었다.
그리고 나는 기회가 될 때마다 꼬박꼬박 봐 주었다.
그 영화의 아이디어 모티브가 바로 뮤지컬 렌트였다고 하고(진위 파악은 불가ㅡ_ㅡ;;)
영화에서 헤드윅의 남편(혹은 마눌)로 나오는 남자가 이 뮤지컬에 출연한다는 이유로 헤드윅을 버리고 떠난다.
영화의 주제는 사랑이며, 소재도 사랑이고 배경도 사랑이며 교훈도 사랑이다.
미국의 최하위층 슬럼 가의 사람들.
에이즈 환자, 동성애자, 드랙퀸 등, 사회에서 손가락질 받고 버림받은 사람들.
멸시받고, 괄시받고, 천시받고 등한시까지 받는 그런 군상들이 나와서 끊임없이 사랑을 노래한다.
사회에서 '저런 것들이 사랑은 무슨'이라고 무시하는 사람들이 떼거지로 등장해
소위 '정상적인' 사람들보다 더 깊고 큰 사랑을 목청높여 노래한다.
곧 죽을 걸 알면서도, 가슴 속에 품은 사랑을 아낌없이 퍼다준다.
새삼 사랑이 무정형성을 절실히 느낀다.
'사랑'이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감정인데,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 따라 그 형태가 어찌나 다양한지.
렌트를 보고, 연애 그 참을 수 없는...을 보고 나니 사랑의 광범위함에 새삼 놀란다.
항상 사랑을 정의하려고 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디서 시작해 어떻게 형성되고 진행되며, 어떻게 끝나는지 밝히고 싶었다.
사랑이란 단지 인간이 가지는 감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이런 영화들을 보다보면, 섣불리 정의내리기엔 좀 거대한 감정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나는 나의 사랑을 빚으련다.
나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는, 밝고 재밌고 화사하고 독특한 그런 사랑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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