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진 지금,

우연히 법도에서 ELLE 6월호를 보다가
질 샌더의 핫핑크 드레스를 보고 숨이 멎어버리다."





내리쬐는 햇살에게서 풋내음이 나는 것을 보고 여름이 왔음을 느꼈다.
계절의 변화는 항상 나에게 막연한 설렘과 불안을 안겨다준다.
줄기차게 여름만 계속되는 나라에서 온 나에겐 낯선 두근거림.
이상한 감수성.
vulnerability.

너무나 많은 일들이 내 주위에서 돌아간다.
친구의 말대로 어쩌면 난 너무 많은 말들의 고삐를 쥐고 있는 것일지도...
손에 움켜쥐고 있을 땐 납덩이처럼 무거운 일들이,
손을 놓으면 나비처럼 날아갈 것만 같아서,
연기처럼 흩어질 것만 같아서 놓지 못한다.
사라진다는 건,
멀어진다는 건 슬픈 일이니까.

기쁜 일과 슬픈 일들이 동시에 일어난다.
내가 좋아하는 화창한 날씨에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캠퍼스를 가로지르기.
시험과 과제의 스트레스에 어깨를 늘어뜨리기.
백주년 라운지에서의 한가로운 낮잠.
흔적 지우기.

시끄러운 음악을 들으며 잡지 뒤적이기.
내 욕심에 스스로 목 조르기.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즐거운 점심식사.
연락 피하기.
생활 속의 작은 소용돌이.
곧 태풍이 찾아오겠지?
여긴 대한민국이니까.

아직도 난 이방인이다.
아니, 한 번도 나는 내 고향을 찾은 적이 없다.
시대를 잘 못 타고난 장돌뱅이.
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
나의 세계로 데려다 줄 토끼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



'잡생각, 또는 브레인스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군가의 짝사랑  (42) 2007.06.06
MORNING BREATH  (12) 2007.06.03
엄살  (38) 2007.06.02
Vulnerability  (28) 2007.05.30
좋아해 문답  (43) 2007.05.22
성화 OB?!  (22) 2007.05.21
이천칠년 오월 이십일의 잡상.  (35) 2007.05.20
Posted by ☆에스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software.tistory.com/ BlogIcon 별바람 2007.05.30 23: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삔냥님은 시대를 잘못 태어나셨습니다!
    그대는 어느 왕국의 아리따운 공주님이었습니다~
    저는 그 공주님에게 홀딱 빠져버린 사람이었구요♡
    아하하핫-그래서 지금도 삔냥님에게 빠져버렸다는ㅠㅠ♡

  2. Favicon of http://youngminc.com BlogIcon 영민C 2007.05.30 2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가끔 그 토끼 달동네에서 방아찧고 있더군요.

  3. Favicon of http://nabilove.net BlogIcon 나비 2007.05.30 2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팅속에 제가 있군요..낄낄..

  4. Favicon of http://skygum.tistory.com BlogIcon 백마탄환자™ 2007.05.31 02: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가 인공 호흡을...

    (후르릅~ -_-*)

  5. Favicon of http://www.happyin.net BlogIcon 편리 2007.05.31 1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래에 대한 고민은 어쩌면 평생동안 해야할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러니까.. 오늘은 고민하지 말고.. 그냥 즐기면 되는 겁니다. ^^;

  6. Favicon of http://blog.naver.com/taiot BlogIcon 동수 2007.05.31 1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토끼는 자신 속에 있는 법.

  7. Favicon of http://software.tistory.com/ BlogIcon 별바람 2007.06.01 0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주마마 안녕히 주무시옵소서~
    소인은 공주마마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주무실수 있도록 지구인들이 만든
    최첨단 경비시스템을 달았나이다-
    이름하여 첨단경비구역 세콤이라고 하더이다-
    하지만 세콤도 못막는게 감기라고 하더이다-
    공주마마께서는 이불 꼭 덮고 주무시옵소서-

  8. DH 2007.06.01 0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박사가 울집에 이 싸이트를 히스토리에 남겨놓고 갔다.
    재미나는 블로그인데~!? ㅎㅎ

    요새 오박사랑 술 자주 마시게 되는데~
    너도 좀 껴라? ㅋㅋ

    • Favicon of http://merrysunshine.net BlogIcon ☆삔냥★ 2007.06.01 0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박사라 그래서 무심결에 돈까스를 연상해 버렸잖아요;;
      (덕분에 한참동안 문장을 들여다봄;;)
      나두 거기 동참하고 싶은데~
      연락 올 때마다 꼭 뭔 일이 있더라구요ㅠㅠ
      담엔 꼭 껴줘요~ㅋ

  9. Favicon of http://www.daegul.com BlogIcon 데굴대굴 2007.06.01 12: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병원에 토끼가 많던데요. (응?)

  10. Favicon of http://neutrino37.egloos.com BlogIcon 무한검제 2007.06.01 17: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Vulnerability 이 단어 보안 연구실에서 많이 쓰기에 컴퓨터 관련인가 했는데 아니네요.ㅋ
    읽어보니 요즘 제가 느끼는 것이랑 많이 비슷한듯 한데요.
    더 이야기 하면 술자리 주제 될것 같으니..^^;

    • Favicon of http://merrysunshine.net BlogIcon ☆삔냥★ 2007.06.01 2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국말로 '취약성'이라고 해석하는데요,
      저는 제 멋대로 '감수성'이라고 해석합니다ㅋ
      언제 한 번 나파에서 막걸리 한 잔?ㅋㅋ

  11. E.R.E.B.O.S 2007.06.01 2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토끼를 기다리다 지치면, 거울 속으로 손을 내밀어 보아요.

  12. Favicon of http://skygum.tistory.com BlogIcon 백마탄환자™ 2007.06.01 22: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아직도 숨을 못 쉬고 계신 거 같은데...
    얼른 얼른 인공호흡을 해드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