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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또는 브레인스톰

Vulnerability




"부쩍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진 지금,

우연히 법도에서 ELLE 6월호를 보다가
질 샌더의 핫핑크 드레스를 보고 숨이 멎어버리다."





내리쬐는 햇살에게서 풋내음이 나는 것을 보고 여름이 왔음을 느꼈다.
계절의 변화는 항상 나에게 막연한 설렘과 불안을 안겨다준다.
줄기차게 여름만 계속되는 나라에서 온 나에겐 낯선 두근거림.
이상한 감수성.
vulnerability.

너무나 많은 일들이 내 주위에서 돌아간다.
친구의 말대로 어쩌면 난 너무 많은 말들의 고삐를 쥐고 있는 것일지도...
손에 움켜쥐고 있을 땐 납덩이처럼 무거운 일들이,
손을 놓으면 나비처럼 날아갈 것만 같아서,
연기처럼 흩어질 것만 같아서 놓지 못한다.
사라진다는 건,
멀어진다는 건 슬픈 일이니까.

기쁜 일과 슬픈 일들이 동시에 일어난다.
내가 좋아하는 화창한 날씨에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캠퍼스를 가로지르기.
시험과 과제의 스트레스에 어깨를 늘어뜨리기.
백주년 라운지에서의 한가로운 낮잠.
흔적 지우기.

시끄러운 음악을 들으며 잡지 뒤적이기.
내 욕심에 스스로 목 조르기.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즐거운 점심식사.
연락 피하기.
생활 속의 작은 소용돌이.
곧 태풍이 찾아오겠지?
여긴 대한민국이니까.

아직도 난 이방인이다.
아니, 한 번도 나는 내 고향을 찾은 적이 없다.
시대를 잘 못 타고난 장돌뱅이.
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
나의 세계로 데려다 줄 토끼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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