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내가 아는 주연은 4명인데, 영화를 보다보니 주연은 여자 둘이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잔잔한 전개를 가진, 두 여자의 아찔한 바람 이야기.
내가 눈여겨 봤던 건 작은 새 윤진서의 패션이었다.
영화 내내 주구장창 하늘하늘 원피스와 바람에 날리는 머플러를 하고 나오는 그녀.
우연인지 작가의 의도인지는 몰라도, 스쳐가는 바람에 뛰어들어 몸을 내맡기고
사랑까지 맡겨버리는 극 중의 그녀의 역할과 너무나 잘 매치되는 아이템이었다.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바람에 상처받은 그녀가 바람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올 때,
어디선가 폭풍에 맞먹을 듯한 바람이 불어와 낙엽들을 쓸어버리는데,
윤진서는 그 바람에 맞서 걸어간다.
그렇게 모든 걸 날려버릴 듯 몰아쳐도 지나가면 끝이라는 걸 이제 그녀는 알아버린걸까.
너무나 순진했던 그녀, 날개짓 한 번 제대로 해 보지 못한 작은 새같았던 그녀.
너무 일찍 남편과 아이라는 작고 갑갑한 새장에 갇힌 그녀는
그 곳을 벗어나면 자신이 꿈꾸던 세상이 펼쳐질 거라는 나이브한 생각을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스크린 안의 그녀의 행동을 보면서 '어쩜 저리도 순진하고 바보같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과연 현실 속에서 나라면 어떨까 생각해 보니,
나도 별반 다르지 않더라.
어쨌든 이종혁은 배역도 마음에 안들고,(싫어하는 배우 중 하나다)
이민기는 너무 귀여운데, 다만 몸매가 너무 현실적이라는 것.
(달자의 봄에서도 그렇고, 일부러 그러는 걸까.)
어쨌든 완소.
김혜수는.....
최고.
워낙에 무진장 좋아하는 배우고, 닮고 싶은 사람이다.
시원 시원한 성격에, 끝내주는 몸매.
특히 그녀가 크게 웃을 때는 내 가슴이 설렌다.
정말, 나이를 더해갈 수록 멋진 배우였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꽤나 페미니즘 냄새를 많이 풍기긴 한다.
(..고 옆에서 누가 투덜거리기도 했다.)
Ditto.
하지만, 그렇게 과장했기에 어쩌면 여자들이 보면서 더 몰두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영화.
계곡을 낀 산에, 갈대숲에, 고가도로 한가운데에, 휘날리는 은행.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모아놓은 듯한 멋진 영상.
덕분에 조금 허무하다고 느낄 수 있는 엔딩도 스무스하게 통과!
총 평점: Pretty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