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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또는 브레인스톰

봄 손님 오신다, 환영의 준비를 하여라. 현관 문을 열고 한 걸음 밖으로 발을 디디자, 내 머리칼을 간지럽히고 지나가는 미풍에 봄내음이 제법 묻어난다. 눈을 감고 세상 공기 다 집어삼킬 듯 한 숨 크게 들이쉬어 본다. 콧속으로 들어간 봄냄새 입자들은 곧바로 뇌와 심장을 공격하고 혈액 속에 침투해, 순식간에 온 몸을 돌아다니며 겨울잠을 자고 있는 봄 탐지 뉴런들을 깨우기 시작한다. 난공불락을 자랑하는 혈액 뇌장벽 역시 이 갑작스런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입구를 터 준다. 이 얼마나 감미로운 항복인가! 봄내음에 거나하게 취해버린 내 귓가에 희미하게 봄의 왈츠가 환청처럼 들린다. 원, 투, 쓰리 원, 투, 쓰리. 마음 속으로 조심스레 박자를 세며 종종종 발걸음을 떼어 본다. 머리에 꽃만 꽂으면 광년이가 따로 없구나. 수줍은 봄은 그렇게 조심스레 자신의 .. 더보기
Polo Blue 향기 나는 남자가 좋다. 사람이 많은 명동 거리에서 바쁜 걸음을 재촉하다가 휙 지나쳐가는 남자의 스킨 냄새에 가던 길을 멈추고 향기의 근원을 찾아 반드시 한 번은 뒤를 돌아본다. 그럴때면 괜시리 가슴이 두근거린다. 스킨이든 향수든, 향기가 나는 남자는 섹시하다. (안타깝게도 내 주변에는 없다ㅠㅠ) 원래 내가 좋아하는 향은 버버리 터치. 조금 나이가 들고 안정된 직장을 가진 사람들에게나 어울릴 법한 젠틀한 향. 약간은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매일 면도를 하는 남자들에게 어울릴 법한 향수다. 향은 좋으나 왠지 나랑은 조금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오늘 우연히 명동 화장품 가게에 들어갔다가 완전히 내 취향의 향수를 발견했다. 바로 랄프 로렌의 polo blue. 버버리 시리즈보다 조금 더 캐쥬얼한 향이라.. 더보기
보기 싫은 시간표 저 깔끔하지 못한 금요일 7-8-9교시는...ㅠㅠ 내가 어떻게든 5교시에서 자르려고 했는데...어흐어흑...ㅠㅠ 저 미운 녀석의 정체는 바로 조형학부의 디자인론 수업.... 빡세구나...연계전공이라는 것. 추가학기만 다니면 되겠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이리저리 겹치는 시간을 빼고 수업을 들으려면 1년을 더 다녀야 할지도...ㅠㅠ 게다가 연계전공때문에 다른 과 수업들을 마구 들어버리면 이번학기 목표인 장학금마저 위태로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작년까지만 해도 '난 어리니까 괜찮아'라는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얼마 전부터 부쩍 내가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어 조바심이 난다. 성질이 급해서 '빨리 빨리'에 목숨을 걸었던 내가 미래를 위해 조금 돌아가려고 하니 왠지 다른 사람들보다 뒤쳐진다는 생각도.. 더보기
조금 특별했던 설날 짧은 연휴라 내려갈지 말지 상당히 고민을 했으나, 추석 때도 안 내려간 게 미안하고 해서 짧게나마 부산에 내려갔다 왔다. 조금 내키지 않는 기분으로 내려갔던 올 구정이 특별했던 이유는 친구들 때문이다. 얼마 전에 전역한 고등학교 동창 오명길 군. 방년 24세. 황금돼지를 닮은 쥐띠. 부경대 경영학과 07학번 (본인의 주장만으로는) 파릇파릇한 새내기.ㅡㅠㅡ;; 생긴 건 험악해도 순진해 빠져서 어쩔 줄을 모르는 녀석이다. 부산에 도착한 다음날 오후에 이 녀석을 만났다가, 부경대 다니는 또 다른 고등학교 친구인 배영양에게 연락을 해 보았다. 서면에서 남자친구를 만나고 있다는 아가씨. 희한하게도 나는 조금 특이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다. 나는 친구1과도 친하고 친구2와도 친한데, 정작 친구1과 친구2는 서로 안친.. 더보기
tvN <스캔들>을 보다가 문득 얼마 전, 아는 선배가 미국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치터스'가 한국에 상륙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 오래 전 한동안 치터스에 꽤나 열을 올리며 시간마다 꼬박꼬박 열심히 시청했던 애청자로서 예전부터 '과연 한국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품어왔다. 쌀나라야 워낙 땅도 넓고 사람도 많으니 '00주의 xx'라고 해도 찾기도 힘들 뿐더러, 그네들 문화적 특성 상 시청자들 역시 볼 때는 '나쁜연놈들'이라며 욕을 하지만 돌아서면 잊을 터. 하지만 평균 3.5다리만 건너면 전부 아는 사람인데다, 인터넷 마녀사냥이 횡행하는 코리아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는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채널 tvN에서 거의 똑같이 베껴서 만들.. 더보기
주리-내 기다림의 끝이 그대이기를 주리-내 기다림의 끝이 그대이길 아나요 그대라는 사람 내가 사는 이유가 되준다는 걸 언제나 꿈 속에선 그대 사랑스런 나만의 연인이란 걸 언젠가 이런 나의 마음을 그대 귓가에 전할 수 있을까 혹시 너무 지쳐서 내가 포기하지 않기를 기도할께요 많은 시간 흐르고 나서 우리 만난 처음 그때를 떠올릴 때 꼭 행복했다 말할 수 있게 괜찮죠 서둘지 말아요 내게 오는 그 길이 먼 길이라도 언젠가 내게 올거라는 맘 그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죠 혹시 너무 지쳐서 내가 포기하지 않기를 기도할께요 많은 시간 흐르고 나서 우리 만난 처음 그때를 떠올릴 때 꼭 행복했다 말할 수 있게 볼 수는 없지만 느낄 수 있죠 우리 함께 할거라는 걸 혹시 너무 지쳐서 내가 포기하지 않기를 기도할께요 많은 시간 흐르고 나서 우리 만난 처음 그때를.. 더보기
오랜만에 셀카 나는야 셀카 마니아;;; 실물보다 사진이 일만 배는 이쁘게 나오는 듯;;;ㅠㅠ 오랜만에 와이티 친구들 만나러 간다길래 초큼 차려입어 봤다. 하지만, 사진에선 안보인다는 거;;;; 볼살은...애교?! (농담이 부적절하고 지나쳐서 죄송합니다;;) =================================================================================== 설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삔냥은 내일 부산 내려갑니다~ 더보기
오늘의 식단 오늘의 아침 겸 점심(겸 어쩌면 저녁;;) 요즘 규칙적인 식사가 힘들다;; 학교를 다니면 1교시 수업 가면서 빵 한 쪽 뜯고, 점심에 친구들과 밥 먹고, 저녁에 대충이나마 식은밥으로 때우더라도 꼬박꼬박 먹을텐데, 이놈의 방학이 내 위를 망가뜨리는구나;; 요즘은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아침 때를 놓쳐버려, 아침 겸 저녁을 11시~2시 사이에 먹고 그걸로 하루가 끝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발렌타인이다 뭐다 해서 군것질을 하도 많이 했더니 하루종일 밥을 안먹어도 배가 안고픈 상당히 건강하지 못한 시츄에이션의 연속. 밥솥 돌려본 게 언제적인지 까마득하다ㅡ_ㅡ 오늘도 느지막하게 일어나 컴퓨터를 하면서 ABC초콜릿 두어 개를 집어 먹었더니 배가 안고파;;; (게다가 어제 저녁을 푸짐하게 먹기도 했고 말이지..) 하.. 더보기
Solitude in the Dreamland. 달도 없는 밤. 저절로 켜진 TV가 준비도 안 된 나에게 웃음을 쏟아낸다. 유머로 위장한 고독이라는 적군의 무차별 공격. 뜨거운 방바닥에 더 뜨거운 나의 숨을 토해내며 눈을 감는다, 그리고 떠난다. 육체라는 전우를 방치하고는 일단 퇴각. 그 곳에 있다, 나의 진지가. 육신은 너무 무거워 오를 수 없는 곳. 추억이라고 명명한 카메라가 찍어댄 사진들로 온통 도배가 된 벽. 테이블 위에는 커다랗게 펼쳐진, 끊임없이 위치가 바뀌는 지도. 주인을 기다리는, 푹신한 가죽으로 덧대어진, 왕좌라고 부르는 내 옆 자리의 소파. 캐비넷 안에 비상식량, 핫초코. 꿈을 먹고 사는 그림 새 피닉스. 방향제는 언제나 Davidoff Cool Water Woman. 서큐버스의 침입에 대비한 나르시시즘이라는 철벽과, 애완동물, 맥... 더보기
Be My Valentine 새벽 4시까지 만들었던 초콜릿이다. 뭐, 특정한 사람을 콕 찝어 주기보다는 주위 솔로들을 챙겨보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항상 챙겨왔던 기념일이라 그냥 넘어가기 뭣해서... 나름 이쁘게 만들어진 것 같아 꽤나 만족 중이다.ㅎㅎ 내가 발렌타인이라는 날에 대해서 알게 된 건 4살때 쯤이었다. 엄마가 집에 들어오면서 굉장히 비싸고 맛있어 보이는 초콜릿을 사 들고 왔다. (그것도 하트 모양의 케이스에 들어 있었다.) 당연히 내 건줄 알고(어렸을 때부터 안하무인 유아독존) 하나 집어먹으려는데, 엄마가 아빠 줄 거라면서 못 먹게 말렸다. 조금 심통이 나기도 하고, 갑자기 그러는 엄마가 이상해서 "왜?'라고 물어봤더니 발렌타인 데이라는 날이란다. 이 날은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이란다. 신기한 날이로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