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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립학교 아이들 기말고사도 끝나고, 기대했던 롯데 최종면접에서도 떨어지고, 그리고 나의 주말을 함께했던 친구들, 커피, 서울숲, 그리고 책. 아는 사람의 연구실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집어 온 책, 사립학교 아이들. 아무런 예측도, 기대도 없이, 단지 시간을 망각하기 위해 펼쳤던 곳에서 놀랍게도 나는 공감과 위로를 얻었다. 나의 10대 시절을 떠올리면, 물론 아직까지도 내 곁을 지켜주는 멋진 친구들과 행복한 추억들도 존재하지만, 갈등과 고뇌, 시기, 오해, 고독 역시 그 추억들과 함께 연상되곤 한다. 내가 다녔던 학교 역시도 사립학교였다. 어디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돈의 원리가 선생님의 사랑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고, 과외를 받는 숫자가 성적과, 대학 진학과 상관관계를 보이며, 그 속에서 항상 인기 많은 아이들은 정해져 .. 더보기
어지간히 놀았나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다가 내 방에 있는 일명 '마의 쇼파'에서 잠이 들었다. (얼마나 마의 쇼파냐면, 한 번 잠이 들면 최소 2시간이 흐르기 전에는 잠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다.) 빗소리를 자장가삼아 정신없이 자고 눈을 뜨니, 어느 새 바깥이 어둑어둑 땅거미가 내리고 있다. 문득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제 어지간히 놀았나보다. 지난 학기동안, 너무나 지쳐있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해서 좋았던 것도 있었지만, 너무나 새로운 일들을 한꺼번에 하느라 신체적 정신적으로 축이 나 있었던 것도 사실. 그리고 사람 마음이 사람 마음대로 안된다는(먼소리여ㅡ_ㅡ) 사실을 온 몸으로 체득했던 학기인 데다가, 다들 졸업을 하는 데도 혼자 학교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조급함에 혼자서 스트레스를 .. 더보기
빅토리아의 비밀 해외 유명 속옷 브랜드 중에 Victoria's Secret이라는 브랜드가 있다. 손바닥보다 클랑말랑한 빤스 쪼가리 하나에 5만원씩 해 대는 꽤나 고가의 브랜드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텔레비전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던 패션쇼가 나를 사로잡았다. 그 특유의 깜찍발랄하면서도 묘하게 섹시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더랬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상품과 브랜드명이 아이러니컬하다. 섹시하고 도발적인 이미지의 속옷 브랜드에 빅토리아라는 극도의 보수적인 이름이라니...어쩌면 그래서 빅토리아의 '비밀'인지도 모른다. 작가 역시 그런 아이러니를 느꼈던 것이다. 빅토리아 시대는 상당히 모순적인 시대이다. 산업혁명 이후 중산계층이 부유해지면서 신분상승을 꾀하였고, 그러한 여파로 지나치게 형식적인 문화가 생겨났다. 기독교의 기반.. 더보기
신기생뎐 얼마 전, Hee님 블로그의 이벤트에 당첨되는 행운이 찾아왔다. 그리고 Hee님과 직접 만나 선물을 전달받는 호사도 누려 보았다~~음화화화화!!! 그 당시 내가 읽고 있었던 '마녀 문화사'를 유심히 쳐다보시는 Hee님 앞에서 아무 생각 없이 '저는 소설을 안읽어요'라고 당당하게 말 해 버린 삔냥. 무안한 듯 수줍게 책을 내미는 Hee님의 손길에 머쓱해져 버렸다.(Hee님, 죄송해요~ 삔냥 대뇌피질에는 주름이 부족해서 당최 생각이란 걸 잘 하지 않는답니다;;) 선물이라면 양잿물도 땡큐를 외치며 원샷을 하는 삔냥, 여자라 대머리 될 일은 없을 거라고 안심을 하며 짬짬이 신기생뎐을 읽기 시작했다. 한국 소설은 양귀자의 '모순' 이후로는 손을 뗀 지라, 그 특유의 애달프고 걸죽함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이내 책.. 더보기
단테의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 양억관 | 황금부엉이 | 2004년 10월 05일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이라 하면, 뭐... 그래서 지옥에 안 가는 사람은 누구냐? 정도이려나 명작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고, 아는게 없어서 행간을 읽지 못했다고나 할까. 학교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다가 시간 때우기 용으로 빌린 책이었다. 원래는 다른 책을 빌리려고 했는데, 마침 내가 읽고자 하는 책들은 죄다 대출중. 이 책도 '귀여운 여인'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충동적으로 빌린 책이었다. 르네상스에 대한 지식도 없고, 기독교에 대한 지식도 얕고, 게다가 기호학, 암호학은 더더욱 모르니, 나에게는 상당히 버거운 책이었다. 만약 판타지 일러스트의 아버지인 구스타브 도레의 그림마저 없었더라면 나는 이 책을 진작에 덮어버렸을지도 .. 더보기
식물동화 폴케테게토프| 장혜경 역| 예담| 2006.11.06 | 167p 태양이 일어나 하늘의 무대에서 달을 쫓아버리는 새벽이 오면 나무와 바위의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요정들이 몰려나온다. 신비한 식물의 씨앗을 찾아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마음에 쏙 드는 프롤로그에, '동화'라는 이름을 내걸고 있어서 읽어 본 책. (동화, 신화, 전설, 민담 등등에 사족을 못 쓰는 삔냥이다.) 부제는 [삶의 지혜가 담긴 아름답고 신비한 허브이야기]. 아름답고 신비하다길래 더 구미가 당겼다. 서평을 한 마디로 줄이자면 '동화로 풀어 쓴 허브학'정도가 적당하지 않나 싶다. 워낙 굵직한 동화나 전설 등등을 많이 접한 나에게는 딱히 신비로운 이야기는 없어 보였다. 유럽에서 구전되어 오는 식물 이야기들을 묶어놓았다고 하는데, 이야기.. 더보기
Book List 방학 중 읽고자 하는 책들의 목록이다. [논쟁에서 이기는 38가지 방법] 쇼펜하우어 [미의 역사] 에코 [새로움의 충격] 로버트 휴즈 [순수 이성 비판, 이성을 법정에 세우다] 진은영 [만화의 이해], [만화의 미래] 스콧 맥클루드 [미녀와 야수, 그리고 인간] 김용석 [매직트리] 메리언 다이아몬드 [건축의 ABC] O'Gorman JF [건축이론의 창조] Lang J [몸 그 생명의 신비] 최달수 [철학과 굴뚝청소부] 이진경 [스트레스- 보이지 않는 그림자] 크리스토프 앙드레 [문화부족의 사회- 히피에서 폐인까지] 이동연 [500년 조선 왕조 복식] 한국의상협회 [한국 복식사 연구] 유희경 [우리 옷나라] 석주선 [디자인과 인간심리], [생각있는 디자인], Donald A.Norman [예술심리학] E.. 더보기
인성 테스트- 중세 왕국이라면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메이아이님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글쎄요;;; 저는 그닥 리더형이 아닌거 같은데 말이지요~ 테스트 자체는 재미있네요... 어떻게 결과를 내는지 살짝 궁금하기도 하고... 책을 홍보하는 방법으로 썩 괜찮은 방법인거 같아요. 테스트를 해 보니 책 내용이 궁금해지는군요. 광화문 갈 일 있으면 교보에 들러서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하지만 그닥 사서 보기는 돈아까운 듯;;) 더보기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팀플때문에 어떻게 영감을 얻을까 하고 보게 된 책이다. 솔직히 이런책,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ㅡ_ㅡ 그 유명한 화성남자 금성여자도 머릿말만 읽고 그냥 덮었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여자와 남자의 생물학적인 차이를 바탕으로 썼다는 것. 남성은 오랜 옛날부터 '먹이추적자'로 활동했으므로, 그와 관련된 능력이 특화되었고, 여성은 '둥지 수호자'로서의 능력이 특화되었다는 것. 여기에 호르몬이 한몫 거들었고, 사회는 그런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인 차이를 '강화'해 주었다는 것. 그래서 남성과 여성이 그토록이나 다른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뭐, 나도 비슷한 생각이다. 재미 있는 몇 구절만 인용해 볼까나? 화장실 두루말이 휴지를 바꾸는 데에는 남자 몇 명이 필요할까? 그건 알 수 없다. 그걸 바꾼 남자가 한명도 .. 더보기
끝없는 이야기 어느 한 곳에 꽂히면 완전 거기에 매달려 매진하는 스타일이다. 책이나 영화에도 예외가 없어, 필이 딱- 꽂혀벼리면 열번이고 스무번이고 리바이벌;;; 이 책은 처음 읽었을 때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두번, 세번 읽게 되었다가 나의 사랑을 받는 책. 중학교 때 재미있다고 입소문이 퍼진 책이어서, 학교 도서실에서 두 권으로 나누어진 것 중 1권을 빌려 봤는데, 2권을 빌려간 누군가가 죽어도 반납을 안해 중도 포기ㅡ_ㅡ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밤잠을 못잤다;;) 그러다 우연히 고등학교때 2권을 빌려 봤는데, 1권 이야기가 생각이 안나더라;;;(당연하지!!) 그래서 다시 빌려봤다. 중고등학교때 나는 도서위원이라는 꽤나 권위있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한번에 책을 여러 권 빌려볼 수 있었다. (사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