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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또는 브레인스톰

달아이 달의 이름을 가지고 태어난 나는 달의 아이다.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밤 길, 발돋움하여 폴짝 뛰어오르면 한아름 안길 듯한 거리에 달이 걸려 있다. 그렇게 나는 고향에 가는 심정으로 집으로 왔다. 홀로 빛을 발하지 못하는 나는 달의 아이다. 기척이 없는 춥고 어두운 나의 집. 나는 사람의 온기를 탐하듯 뜨거운 커피를 들이킨다. 사람이 없는 집에서 나의 빛은 꺼지고, 바깥에선 상상할 수 없을맡이 차갑고 소극적인 나로 돌아간다. 감성이 지배하는 밤이 나의 시간인 나는 달의 아이다. 단 5분이라도 느끼지 않으면 나는 얼어붙어 버린다. 매 순간마다 꿈을 꾸고, 다른 꿈을 꾸고, 다시 꿈을 꾼다. 나에게 현실은 없다. 단지 꿈일 뿐이다. 나는 해일을 일으키고 사람을 미치게 만들지만 다만 나는 사람이 그립고 따뜻한 .. 더보기
여유로워서는 안되는데 여유로운 주말;; 아빠가 하셨던 말씀, 가슴 깊이 담아두겠노라고 했었는데 너무나 깊이 담아두는 바람에 정작 필요한 순간에 눈치채지 못했었나보다. 힘든 일은 언젠가 끝이 난다고. 실패를 하든 성공을 하든 어떻게는 끝이 난다는 그 말, 며칠 밤을 지새우고, 탈수증이 일어날 만큼 운 다음에야 비로소 생각이 나 버렸다. 그래도 지금에서라도 기억이 난 걸 감사하게 생각하며, 언젠가는 보일 그 끝을 향해 마음 놓고 그냥 걸어가고 있다. 당장 다급한 것은 없지만 사실은 쌓여 있는 과제들. 오늘 밤까지 마무리해야 할 레포트에, 정작 다음주에 발표가 3개, 아니 4개. 그 와중에도 이번 달 보그는 또 읽어 주어야 하며 월요일엔 당장 수강 신청. 다음 주말에 잠정적으로 잡혀 있는 약속 때문에 시험 공부도 해야 하는데. "주말에 별 일 없으.. 더보기
불안정 애착 "제발 옆에만 있어줘요. 그대가 어떤 생각을 하든 나를 놓지 말아요." 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다 그가 영영 떠나버릴까봐, 나에게 질려버릴까봐 꾹꾹 바닥으로 눌러버린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된 후에 그 사람이 날 떠날까봐, 그 사람이 옆에 있는데도 괜한 심통과 투정으로 일관하게 된다. 욕심쟁이처럼, 더 많이 바라고 더 크게 요구한다. 사랑 앞에서 나는 떼쟁이 큰아이가 되어버린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보면, 아이들의 행동 속에는 어른들의 변형된 인간관계의 원시적인 모습이 들어있다. 어쩌면 그래서 그것을 즐겨 보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기질적으로 조금 예민한 성향을 타고났는지도 모르겠다. 애써 눈치 없는 척, 모르는 척 하지만 내 눈에는 공기의 변화가 보인다... 더보기
첫 눈이 왔다고 한다 행여 찬바람 들까, 창문 꽁꽁 닫고 있었는데, 첫 눈이 왔다고 한다. 또 다시 새로운 시작인 걸까. 지난 1년을 하얗게 덮어버리고 그 위에 새로운 추억들을 새겨나갈 때인걸까. 최근 생각이 많아졌다. 그 생각의 시발점은 학교를 물들인 노오란 은행잎. 너무나 늦게 찾아 온 가을 때문에 올해는 단풍을 볼 수 없을거란 예상을 깨고, 생각보다 오랫동안 머물러 주었던 따가운 가을 햇살덕에 학교에서나마 단풍을 맛볼 수 있었다. 우연히 지나가다 올려다 본 은행잎 속에서 1년 전 그 때의 단풍을 떠올렸다. 그 때에는 그 때 나름대로 빡빡하게 생활한다고 느꼈었는데, 단풍이 드는 것도, 가을이 오는 것도 느끼지 못했던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마음의 여유가 없었나 하고 되돌아보게 되었고, 그 순간 마치 타임머신이라도 탄 것 마냥.. 더보기
도메인 연결 했습니다. 블로그에 도메인 연결 완료하였습니다!!! 앞으로 http://www.merrysunshine.net 으로도 접속이 가능해요~♥ ※연결 도우미는 바람아래서 님의 블로그 포스팅(http://blog.baramare.com/66)이었습니다. 바람아래서 님께 감사를...ㅋ 더보기
아직 식지 않은 나의 열정을 위하여. 힘이 들었다. 왜 힘이 들었을까. 나의 인생에 자양분이 되라고 갔었던 유럽 여행에서 예상보다 커다란 실망을 안고 돌아오고, 새로 시작된 따끈따끈한 신학기에는 나를 불태울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역동적이고 뜨거웠던 지난 학기와는 달리, 어쩔 수 없이 들어야만 하는 수업들. 다들 졸업하고 혼자 남은 것 같은 텅 빈 학교. 주변에서 끊임없이 들어오는 졸업에 대한 은근한 압박감. 취업에 대한 중압감. 날카로운 짝사랑이 스치고 간 뒤에 남은 보기 싫은 흉터. 그리고 무엇보다도 꿈의 상실. 내가 가고 싶었던 한 곳은 내가 상상하던 그런 곳이 아니었고, 내가 가고자 했던 또 다른 곳은 내가 갈 수 없는 곳이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꽤나 힘이 들었다. 매너리즘 속에서.. 더보기
개강했습니다. 제가 유럽 갔다 오면서 비도 함께 달고 왔나봐요. 유럽에서도 그렇게 비를 달고 다녔는데, 비를 피해 한국으로 왔다고 안도한 순간, 또 비가 내리는...ㅠㅠ 세상엔 아무리 싫어도 마주하고 살아야 하는 것들이 존재하나봐요. 옛 사랑의 추억과도 같은 것 말이지요.ㅋㅋ 우선 여행기가 늦어지는 점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군요. 기다리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고 혼자 멋대로 믿고 있습니다;; 최근 한동안 귀차니즘과 매너리즘과 그 외 기타 등등 좋지 않은 것들을 잠시 끼고 살았습니다. 여행 후유증이라고 핑계를 대면서 말이지요.후훗ㅡ 여행 갔다와서 짧게나마 방학의 발모가지를 붙잡고 있었어요. 한 달 동안 못 한 뜨거운 연애도 계속하고 말이지요.ㅋ 의외로 시차 적응이 힘들어서 오후 3시만 되면 미칠듯이 졸렸다가 12시가 되면.. 더보기
친구라는 것. 우연히 생각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난 10월 즈음에 마지막 통화를 하고, 그 전 해 10월 즈음에 마지막으로 만났던 친구. 외딴 대한민국에서 한 때 서로에게 든든한 지지대가 되어주었으나, 공부를 핑계로, 세상살이를 핑계로, 또 상대방이 연락을 하지 않는다는 핑계로 연락이 뜸했던 친구. 서로 연락하지 않는 서로를 괘씸하게 여겨, 또 서로 한참을 연락하지 않았다. 그런 친구가 갑자기 생각이 나 다이얼을 돌렸다. -니가 왠일이냐? "그냥 니 생각이 나서 연락해 봤다." -웃기시네. 니가 그럴 리가 없어. 빨리 뭔 일인지 말해. "가스나가 땟놈 빤스를 입었나. 진짜 그냥 연락해 봤다니까." -그래도 목소리가 밝아서 좋다. 지난 번엔 다 죽어가더니. 피식-. 웃어버렸다. 뒷끝 없는 녀석같으니. 그간 사는 .. 더보기
즐거운 날 낮에 친구랑 쇼핑하러 하루종일 돌아다니다가 과외를 다녀오고, 새벽 1시까지 놀다가 들어와서 새벽 4시까지 쌌던 김밥. 오빠가 오전에 인적성 검사를 보고 오후에 면접을 본다는데 거기서 밥을 안준대서 간단한 김밥을 쌌다. 오이, 당근, 햄, 단무지, 맛살만 들어간 초부실 김밥 도시락.ㅋㅋ 김밥이 부실한 게 미안해서 비닐봉다리에 디저트용 초콜릿이랑 휴대용 칫솔치약도 가지런히~ 새벽 4시까지 도시락을 싸고, 4시부터 6시반까지 자고 일어나 도시락 전달하러 군자 역으로 고고싱~ 졸다가 지하철 잘 못 탈 뻔 하고~ㅋㅋ 후다닥 도시락 전달하고 집으로 와서 다시 꿈나라로;;; 11시에 일어나 대충 빨래 돌리고 준비해서 친구 만나러 다시 명동으로~ㅋㅋ 와~ 바쁘다 바빠!!ㅎㅎ 냐묵양과 내가 좋아하는 명동 노리타에서.. .. 더보기
공학계산기 심리통계 계절학기 기말고사때문에 혹시나 하고 남자친구의 공학 계산기를 잠시 빌렸다. 얼마나 오래 썼는지 케이스 가죽은 낡고, 카시오 마크는 이미 지워진 지 오래인 데다가, 계산기는 노란 테이프로 고정을 시켜놨더라. (알뜰한 앤드로디지더 씨.ㅋㅋ) 그래서 노란 테이프 떼고 양면테이프로 안보이게 고정시키고, 앞에다 그림을 그려보았다. ........... 앞으로 사자는 안그릴래. (차라리 그냥 라이온킹을 그릴 걸 하고 후휘했다ㅠㅠ) 오빠 미안ㅋㅋㅋ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