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얼마 전 대기업으로 M&A 된 한 패션 브랜드 디자인실 소재팀에서 인턴을 시작하였어요. 그 쪽에서도 사람이 급해서 급하게 구한 거라 저도 친구 말만 믿고 경황 없이 시작했습니다. 물론 학점은 "F"를 안주시는 선에서 추가 과제등으로 수업을 대체하는 것으로 교수님과 이야기를 하고 말이지요. 처음 말했을 때는 6월 말까지 약 2달을 계약을 했는데 어찌어찌 시작하다보니 면접도, 계약서도 싸그리 무시하고 바로 업무투입!!! 뭐-_-업무라고 해도 팩스보내고, 원단 찾고, 소재맵 만들고 정도의 단순업무가 전부였지만요. 어쨌든 그렇게 인턴을 시작했는데, 공석이었던 소재팀장 자리에 새로운 팀장님이 오셨어요. 그리곤 제가 짤렸던 거죠. 원래 소재팀 TO는 2명이라나요? 인사팀에서 인턴 허락을 안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급하니까 저에게는 그런 말을 안하고 저를 썼던 거고, 팀장님이 새로 오시자 제가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던 거에요.
저에게 그런 말도 안해주고 단칼에 잘라버리는 회사도 너무했지만, 그렇다고 친구 이야기만 듣고 아무런 계약 없이 덜컥 일을 시작한 저도 잘못이 있기에 그냥 묻어두려고 합니다. 다만 걱정이 되는 건 그간 수업을 빠졌기 때문에 앞으로 나올 학점이 걱정이라는 거지요. 물론 지금 롯데 최종 면접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롯데에 입사한다고 생각하면 별로 상관은 없지만 혹시나 만약에 면접에서 떨어지면 저는 백수 신세가 될지도...ㄷㄷㄷ
#2. 학교
그래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졸업유예를 해야할지, 아니면 졸업을 하고 하반기 재도전을 해야 할지.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데 의견이 매우 분분하더라구요. 졸업 유예를 하면 학생 신분에서 조금은 더 여유롭게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는 반면, 일단 돈으로 학생 신분을 사는 것이고, 또 면접관들이 썩 그걸 좋아할 것 같지 않아요. 그렇다고 덜컥 졸업을 해 버리면 배수진을 치고 취업에만 달려들 수는 있겠지만, 하루 하루를 불안 속에서 살아가야 하겠지요...ㄷㄷㄷ 뭐, 이번에 취업이 안된다 하더라도 일단은 졸업을 할 예정입니다만, 역시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가 않습니다. 이럴 때 역시 소신껏 해야하는 걸까요?
#3. 연애
요즘 무슨 마가 꼈나봅니다. 2달 쯤 전에 제가 좋아했던 분에게서 연락이 와서 자신을 잡아달라고 하더니, 얼마 전에는 고3시절부터 끊임없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해 온 '그놈'에게서 연락이 왔네요. 요즘 이래저래 주변에서도 저에게 연애 카운셀링을 부탁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천차만별인 것 같던 연애심리 패턴이 점점 가운데로 수렴하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역시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능률적인 것인가봐요.
미련이라는 것은 과거의 행동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자신과 타인을 해치는 소모적인 감정이라고도 생각해요. 그 때가 좋아서 그 시절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 없을 수는 없지만, 자신이 망쳐놓은 일에는 책임을 져야 하겠지요. 자신이 깨뜨려버린 멋진 조각상을 다시 풀로 붙여놓는다고 아름답던 옛 자태가 나올거라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게 제 입장입니다. 차라리 리폼을 하세요ㅡ_ㅡ
힘든 시기에 저를 찾아준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에게 제가 아름다운 추억이었다고도 생각할 수 있어 고맙지만, 그렇다고 술기운에 그 마음을 털어놓고 억지를 부린다면 그건 겁쟁이인 거지요. 게다가 저는 상품이 아니거든요. 저를 돈으로 살 수 있을 거라는 '그놈'의 생각이 조금은 고쳐졌으면 하네요.
이제 다시 조금씩 블로그에도 애정을 쏟아야겠지요.
그래도 제 얘기를 하소연할 곳은 블로그밖에 없는 듯.
조만간 (이라는 말은 기말고사와 롯데 면접이 끝난 후) 좀 더 알찬 블로그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