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그렇다.
금방 뜨거워지고, 다시 금방 식는다.
어느 순간 그것이 내 인생에 전부이다가, 어느 순간 잊혀지고,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른 것에 또 열광하며 살아간다.
그림이 그랬고, 옷이 그랬다.
지금의 블로그도, 트위터도, 그리고 기억할 수 없는 수 많은 것들이 그렇게 나를 지나갔다.
전혀 불편한 것이 없었다.
내 인생 최대의 목표는 '즐거움'이었고, 그 당시에는 그러한 것들이 나에게 가장 즐거움을 가져다 주었으니까.
회사를 그만둔 이유 역시 백 가지를 나열하더라도 본질은 그것이었다.
즐겁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즐거움을 찾아 대학원에 왔다.
무언가를 분석하고, 글을 쓰는 것이 즐거웠으니까.
하지만 문득,
지나간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난 지금 별다른 노력 없이 추구할 수 있는 즐거움의 끝에 서 있고,
더 이상 징검다리를 건너듯 즐거움을 찾아 뜀뛰기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제서야 철이 드나보다.)
그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이 바로 나의 블로그다.
어줍잖은 이유로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였고,
어줍잖은 일상생활을 주정하듯이 풀어놓은 글들로 블로그를 채워나갔다.
그럼에도 블로그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아마도 나의 목욕사진이 한몫 한 게 아닌가 싶다ㅋ).
그들은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사실, 글을 쓰지 않더라도 종종 이곳을 방문하였다.
사실, 가끔 이웃 블로거님들의 블로그도 방문하였다.
그런데 차마 글을 쓸 용기가 나지 않았다.
염치가 없는 것 같아서.
그렇게 시간이 흐를수록 글을 쓰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다가 마치 아무 일 없었던 듯 다시 글을 이어 나가기엔 용기가 부족하니까.
그래서 지금도 고민이다.
여기를 무엇으로 채워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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